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바이어든 관광객이든 행선지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기초 예절이다. 하물며 관광을 전략산업으로 삼는다면 더 말할나위가 없다.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들이 길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다는 보도는 그간의 관광맞이가 얼마나 안일했는가를 말해준다. 지난 한해동안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들이 하루에 1만2천여명이나 되는 465만9천여명에 이른다. 앞으로 해가 갈수록 더 늘 것이다.
중국인들의 방문 역시 이정표 등에 영문표기를 해 길안내를 돕는 미국인이나 서구인들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소홀히 되고 있다. 중국인들을 위한 길 안내표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상용 한자로 충분히 가능하다. 당국은 영문표기만으로도 능히 중국인들이 알아볼 수 있다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생소한 지명이나 기관의 영문명칭을 모든 중국인들이 다 안다고 볼 수는 없다. 한자 안내표기는 중국인들 뿐만이 아니고 일본인 관광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일본인들 역시 생소한 영문표기를 다 터득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한자표기는 특히 수도권에서 더 필요하고 동북아의 현관인 인천지역은 더욱 절실하다. 모처럼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들이 길을 찾지 못해 인천거리를 헤맨다는 보도내용은 명색이 동북아시대의 거점도시라는 인천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중국의 칭따오(靑島)나 웨이하이(威海)등지엔 한글표기의 이정표가 보편화된 터에 이지역과 직항로가 설치된 인천에 그들을 위한 안내표기가 없다는 것은 인천시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듯 하다. 만약에 한자표기를 굳이 안해도 올 사람은 온다고 여긴다면 심히 유치한 발상이다. 정부의 한자사용 억제 때문이라면 특수 사정을 감안한 광역단체 차원의 타개의무를 저버리는 무사안일이라 할 것이다.
외국에서 그 나라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길안내에 있는 것이 중국사람들이라 하여 예외일 수는 없다. 간단한 한자표기 병행을 게을리함으로써 보는 이미지손실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관광입국을 말하고 관광수지적자 타개를 말할 수 있겠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인천시는 시가지 일원의 이정표 등에 한자표기를 병행, 중국인들의 편의를 돕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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