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사치품 반입 자제를

요즈음 김포 세관 유치품 보관창고가 여행객들이 들여 온 각종 고급 양주, 골프채 등과 같은 통관 불능 외제 상품들로 꽉 차 있어 별도의 진열장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최고급 양주인 루이 13세 한병을 들여오면 화제가 되었는데, 지금은 이런 고급 양주가 매일 반입되고 있다. 98년에는 하루에 양주가 22병 정도 유치되었는데, 99년에는 무려 122병으로 IMF 이전보다도 더욱 늘었다고 한다.

골프채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1천3백만원하는 고급 골프채가 매일 반입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증가될 추세라고 한다. 98년에는 하루 평균 98개가 적발되었으나, 최근에는 하루 150여개가 적발되어 보관되고 있으며, 70%의 고율 관세를 내고 찾아간 것을 합하면 이 숫자는 더 많다. 이외에도 각종 비디오 카메라, 오디오, 무선전화기 등 고가 전자제품, 중국 한약재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사치품이 반입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각종 경기지표를 살펴보면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조짐이 뚜렷하며, 국민들도 다소 여유를 갖게 된 것은 다행이다.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해외여행을 하는 여행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다소 고급 사치품 반입이 늘어가는 것은 자연적인 추세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무절제하게 해외로부터 사치품이 반입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여행비보다 우리 국민들이 해외에서 사용하는 돈이 더욱 많아 27개월만에 여행수지가 적자로 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IMF 체제에 있다. 외채도 수천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더욱 절약과 내핍 생활을 해야 된다. 지금 우리는 흥청망청하면서 외화를 낭비할 시점이 아니다. 여행객들의 무분별한 사치품 반입은 자제되어야 한다. 세관당국도 이를 철저하게 단속하여 규정된 품목 이외에는 반입되지 못하도록 해야 된다. IMF의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새삼 절약과 근면의 생활 풍토를 가다듬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절제한 해외여행과 사치품 반입으로 IMF체제를 유발한 외환위기가 다시 온다면 이는 너무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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