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金

공자가 산동성 봉안현 북쪽에 있는 태산을 넘어가는데 구슬피 우는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 제자가운데 자로를 보내어 연유를 물었다.

자로가 알아보니 시아버지, 남편에 이어 아들마저 호환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럼, 이곳을 떠나면 될게 아니요”했더니 “그래도 여기서 살면 관리들이 무거운 세금으로 못살게 구는 일은 없습니다”라고 여인은 대답했다. 이 말을 자로에게 전해들은 공자는 제자들에게 “가렴주구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구나”하고 말하며 탄식했다. 세리의 가렴은 구약성서에도 매춘과 함께 나온다.

근래들어 중국의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세금이 지나쳐서인지, 아니면 탈세를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조세마찰 끝에 흔히 인명까지 다치는 모양이다. 지난 93년이후 세무공무원이 납세자들에게 목숨을 잃은 사례만도 2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중국정부는 세무경찰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국세든 지방세든 세금은 반갑지 않은 것으로 인식된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그 원인이 공평과세가 되지 못한 조세정의의 상실에 있는지 납세자의 삐뚤어진 의식에 있는지 연구해 볼만 하다. 세정의 명랑화는 과세의 투명화에서 시작된다.

어느 기초단체는 지방세를 잘내는 시민을 ‘납세VIP’로 선정, 공영주차장 등을 무료이용토록 했다.

국세도 잘 걷히어 지난해 징수금의 세계(歲計)잉여금이 3조원이나 남았다. 이 돈을 놓고 나라 빚부터 먼저 갚아야 한다. 빈민구제로 쓴다해서 논란이 일었다. 빈민구제는 사회구조개선으로 분배정의를 유도해야지 퍼주는 식으로 해서는 생색없이 돈만 없애기 십상이다. 빛좋은 개살구라고 했다. 허울좋은 선심으로 국민의 혈세 3조원만 눈녹듯 없어질 판이다./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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