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Cach)는 원래 헝가리의 소도시 이름이다. 이 도시에서 제작되는 마차가 타기가 아주 편하고 좋은 탓으로 15세기 유럽의 왕후 귀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었다. 이바람에 코치의 마차가 날개 돋치듯이 팔려 마차 명칭이 아예 코치가 돼버렸다. 여기에 코치마차의 말을 잘 부리는 마부의 능수능란한 기술이 또한 평가되면서 마차를 몰고가는 사람을 코치라고 부른 것이 오늘날 운동선수를 지도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화됐다.
어제 열린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대회서 2시간7분20초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면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봉주 선수(30)는 오인환 코치와 유별난 감격을 안았다.
지난해 10월 코오롱 정봉수 감독과 결별, 홀로서기에 들어간 오인환 코치와 이봉주 선수는 한동안 떠돌이 선수로 악성루머속에 모진 시련을 겪었다.
대한육상연맹등의 주선으로 스포츠 용품사인 휠라코리아와 뒤늦게 후원계약을 맺었으나 재기를 어렵게 본 주위의 의문을 깨고 건재를 과시해 보이는데 성공했다.
이봉주 선수의 2위는 비록 케냐의 자페트 코스게이 선수에게 5초뒤져 우승을 아깝게 놓치긴 했으나 자신이 98년 4월 로테르담대회에서 세운 한국신기록 2시간7분44초를 24초 앞당기는 쾌거를 장식해 더욱 돋보인다.
오인환 코치의 지도로 충남 보령과 경남 해안도로를 이를 악물며 외롭게 달리던 이봉주 선수는 이제 시드니올림픽을 향해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이를 위해 2시간6분대를 목표한 스피드강화훈련에 곧 들어간다. 그 옛날 헝가리의 유명한 ‘코치’처럼 쾌속질주하는 코치와 선수커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백산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