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파주시의 ‘환경’시각

인천시와 해양수산부가 강화도를 비롯 인천연안의 습지 및 조수보호지역 등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키로 한 것은 올바른 정책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본란이 주장해온 갯벌 살리기사업에 정책당국이 뒤늦게나마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겨울철새들의 서식지로 널리 알려진 파주시 교하면 임진강 하구가 각종 개발사업 때문에 훼손돼 철새들이 떠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환경정책은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60∼70년대는 오로지 경제성장을 구가하며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었을뿐 낙동강 오염 등 일련의 환경사고를 겪고 난 후에야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난 십수년간 정부도 환경예산을 늘리는 등 환경보호를 위해 적잖은 노력을 해오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부의 환경정책이 많이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그 본류는 아직도 수질·대기 등의 오염대처 행정이며, 환경예산도 상하수도 확충과 환경기초시설 설치 등에 집중적으로 배정돼 있다. 그래서 자연생태계 관리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때문에 인천시의 습지보전책에 기대를 걸고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자연은 너무나 훼손돼서 생태계 복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훼손된 자연을 복원해야 할 시대에 우리는 아직도 개발이란 미명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각종 철새들이 찾아오는 파주군 교하면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형개발 사업들도 그중의 하나다.

90년초 자유로가 개통되면서 교하면 산남·문발 등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갈대밭의 재두루미가 사라진지 오래됐고, 출판문화단지 통일통산이 조성되면서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 철새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개발사업으로 서식지를 잃게 된 철새들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으면 우리 나라를 찾아오는 철새들은 갈곳을 잃게 될 판이다. 철새들의 보금자리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는 나라에서 삶의 질이나 자연보호를 외치는 것은 공허할 뿐이다. 이제 관계당국은 철새들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보호대책을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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