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결하다 못해 혐오감까지 갖는것이 정치다.
우리의 정치는 더욱 그렇다. 그러면서도 정치 얘기를 곧잘 화두에 올리곤 한다.
어느 외국인이 “한국사람들처럼 정치 얘기를 많이 하는 국민도 드물것”이라고 말한적이 있다. 잘은 몰라도 지난 설연휴의 만남에서 역시 정치 얘기가 적잖게 나왔을 것이다.
경실련 총선시민연대 공선협 등 여러 시민단체의 총선개입에 이어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가 곧 총선활동을 전개한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 업종별 단체, 섬유 전자 등 산업별 단체, 교총 등 직능별 단체같은 각종 이익단체도 선거운동이 허용돼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다.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 5단체 회장단도 오는 14일부터 정치활동 개시를 선언하고 나섰다. 국회의원의 성향을 평가하고 등급을 분류하겠다니 지금까지 보아온 낙천·낙선대상자 발표와는 또다른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4·13총선은 그야말로 정치해방구가 되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선거활동의 만개속에 치르게 됐다. 제자백가가 다투어 목소리를 높여도 나름대로는 다 이유가 있을테니 여기서 굳이 시비를 가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갑작스런 정치활동의 봇물이 잘못 돌아가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 외국인들에게 이상한 나라로 비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와히드 대통령이 동티모르사태에 대한 인권침해 책임을 물어 해임한 위란토 국방안보조정장관이 사임을 거부하는 것을 보면 그들은 잘 모를지 몰라도 우리가 보기엔 정말 이상한 나라다.
선거판이 시끄러워 이상하다해도 이상하지 않는 민중이 있다. 막상 심판을 내리는 것은 말없는 유권자들이다. 절대다수의 소리없는 민중들이 과연 어떤 선거판도를 그려낼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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