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새로운 가족문화를 만들자’용의 승천하는 기세로 맞이한 2천년. IMF 경제한파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깨가 움추려진다. 어려울수록 헤어져 살았던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뉴 밀레니엄시대 처음맞는 명절. 이번 설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며 지켜왔던 전통예절을 되살려 가족의 정체성을 되찾고 사라져가는 가정문화를 되살릴수 기회이기도 하다.
인터넷 PC방은 자주가면서도 1년내내 찾아뵙지 않은 어른들을 찾아보고 명절때면 어김없이 동네 할아버지를 찾아 예(禮)를 올렸던‘세배문화’를 되살리는 일은 새 천년에 사라져야 할 구습이 아니라 전세계로 뻗어나갈 21세기 한국의 참모습이다.
이런 점에서 집안에 가훈이 없다면 이번 설날에 정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다만 즉흥적으로 가훈을 정하면 다짐이 약해지므로 1년동안 지킬 가훈을 잠정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는게 어른들의 충고다. 다짐력이 지속되면 가훈을 액자에 걸어 가족구성원이 한마음으로 화목한 가정을 키우게 될 것이다.
30여년 전국을 돌며 ‘무료가훈써주기’봉사를 계속해온 화가 최성률옹(75)은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가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가훈을 통해 가족과 자신에 대한 사랑을 한없이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할아버지 함자조차 모르는 신세대 자녀와 무릎을 맞대고 직계조상과 가문, 혈통에 대한 뿌리의식을 함께나누는 족보찾아보기도 어렵지않게 시도할수 있다.
또한 우리의 고유 미풍양속을 숭상하는 전통예절 배우기, 증조부부터 아들까지 4대에 걸친 혈족들의 사진을 가정별로 담아 책으로 묶는 ‘앨범족보 꾸미기’, 이름과 나이, 서로 아끼는 물건 등을 도자기에 담아 몇십년뒤 개봉하는‘가족타임캡슐’,홈페이지를 만들어 가족소개, 그림모음 등을 게재하는 인터넷 가족신문 등도 가정공동체 형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가족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김원준(49) 족보도서관장은“서구문화의 유입과 고질적인 지역갈등속에서 뒤틀린 우리의 공동체의식을 회복해야 한다”며“정체된 자녀의 가정주체성을 찾는것데 족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학기자 chki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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