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성실하게 30여 성상(星霜) 대금정악의 맥을 잇고있는 국립국악원 정악연주단원 윤병천씨가 ‘윤병천의 대금정악’이란 CD를 내놓았다.
2장으로 구성된 음반은 연주회 실황을 담은 것으로 윤씨가 독주회를 통해 발표한 바 있는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과 ‘평조회상(平調會相)’ 전장이 실려있다.
관악영산회상이라고도 하는 표정만방지곡은 거친 듯 씩씩하며 강렬한 음색과 꿋꿋한 대금이 다른 악기들과 어우러져 그 멋이 일품이며, 독주곡 평조회상 또한 대금이란 악기의 특성을 충분히 발휘하며 연주자의 기량을 맘껏 펼쳐보이고 있다.
화성군 남양 출생인 윤병천씨(47)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 북청사자놀음 예능보유자 고 윤영춘씨의 3남으로 예능집안에서 지내다 1967년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양성소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수업을 시작했다.
타고난 음악성과 성실한 노력으로 일찌기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고 녹성 김성진선생이 보유한 중요무형문화재 20호 대금정악의 이수자로 스승의 뒤를 이을 제자로 촉망받고 있고, 여러차례 독주회와 협연을 통해 탁월한 기량을 가진 대금잽이로 평가받고 있다.
대금정악의 맥을 잇는 훌륭한 연주자로, 한양대·경북대 등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교육자로 활동하는 윤병천씨는 “정말로 좋은 음악은 흥분하지 않고 동요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본래 착하고 선한 바탕의 기틀에 맞아 물같이 담담하면서도 들어서 몸과 마음에 편안한 음악, 그래서 무사무악(無邪無惡)하고 두려움이 없는 대안락의 상태에 이른다”고 정악의 맛을 얘기하며 이런 음악을 위해 정진에 힘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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