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를 넘겨준 남편에게 배반당한 고주몽의 아내 소서노의 이야기를 다룬 이기담 장편소설 ‘대륙을 꿈꾸는 여인’이 출간됐다.(전 2권, 도서출판 밝은 세상)
소서노는 일부 사학자들의 주목을 빼면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이름이지만 단재 신채호선생에 의해 일찌감치 우리민족 최초의 국모로 불리운 여인이다.
이 소설은 아무런 정치적 기반도 없이 도망쳐온 고주몽을 만나 사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고구려를 세웠으나 끝내는 배신당하고 마는 한 여인의 처절한 아픔과 대항, 패배의 이야기를 그렸다.
소서노라는 인물은 졸본부여의 5부족중 하나인 계루부의 공주로서 고조선이래 뿔뿔이 나뉜 한민족의 통일과 고토회복이라는 큰 꿈을 가졌던 여인. 고주몽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그를 도와 실질적으로 고구려를 세운 일등공신이면서 훗날 온조와 비류 두 아들을 이끌고 백제와 비류백제를 창업한 여걸이다. 이 소서노는 세계 역사에서도 드물게 화려하고 장대한 족적을 남겼으면서도 어떤 이유로 비참한 죽음을 맞으며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을까.
소설은 동명성왕 고주몽과 2대 유리왕으로 이어지는 고구려의 역사에서 철저하게 은폐된 소서노를 역사의 전면으로 이끌어내고 고대 삼국창건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씌어졌다. 또한 남편 고주몽의 이름에 가려 존재의 기록조차 변변히 남아있지 않은 소서노의 운명은 가부장적 사회제도에 희생당한 수많은 여성들의 비극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카다란 의의를 갖고있다.
10여년전부터 소서노라는 인물에 주목한 작가는 재야 사학자들의 의견과 인터넷을 동원한 방대한 자료수집, 특히 우리와는 달리 이미 상당한 연구가 진행된 북한의 연구성과들까지 종합해 이 소설을 집필했다. 물론 사료와 사학자들이 밝혀내지 못한 행간의 일들은 소설적 상상력에 의거해 이루어졌다.
방대한 양의 자료와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씌어진 이 책에 대해 작가는 “역사의 그늘로 사라져 누구도 주목하지 못했던 한 걸출한 여성, 세 나라를 창업한 여대왕 소서노는 새로운 세기에 반드시 기억해야할 자랑스런 역사의 재발견”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 이기담씨는 경기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방송국 드라마 작가와 역사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했으며 ‘물그릇에 얼굴을 비추어보니’ ‘서울 라훌라’ ‘종가의 비밀’ ‘혜기의 프리데이’ ‘푸른정맥’ 등을 신문과 잡지에 연재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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