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서울대공원 인근에 건립될 것으로 보였던 서울과학관의 신축, 이전계획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새해초 과학계를 중심으로 서울과학관 이전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창경궁옆에 자리한 서울과학관은 중앙에 있는 유일한 과학관이지만 시설이 낙후되고 전시물이 빈약해 청소년들의 과학체험 현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세계적 수준의 과학관을 시급히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부도 이에 따라 서울과학관의 신축·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확보의 어려움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국가경쟁력이 과학기술의 힘에서 비롯되는 21세기를 맞아 수도 서울인근에 제대로 된 과학관 하나 없다는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서울과학관의 신축·이전계획을 하루빨리 실현에 옮길 것을 건의하고 있다.
과학관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과학하는 마음과 과학현장체험을 가르치는 곳으로 학교에서 해줄 수 없는 창의적, 개방적 교육의 현장으로 과학관을 널리 활용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진국의 예를 보면 우리나라 과학관이 처한 현주소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외국 과학관현황을 보면 미국의 과학관 수는 1천950개 정도로 인구대비 13만명당 1개관, 일본의 경우 378개로 인구대비 32만명당 1개관, 독일의 경우 913개로 인구 6만명당 1개관 정도다.
이런 과학관에서는 다양한 과학교육 프로그램으로 과학하는 마음을 키우면서 관람객 스스로 조작·작동까지 할 수 있게 돼있어 사회교육적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전문인력과 연구원도 상주,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면서 현장체험을 통한 산교육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사 관련기관 포함 44개 정도로 인구 100만명당 1개관 꼴로 빈약한 실정이다. 더구나 과학관다운 과학관은 국립중앙과학관과 서울과학관 뿐이며 이나마도 시설이 낙후돼고 예산의 부족으로 세계 과학관과 비교해볼때 전시물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한편 국립중앙과학관은 서울과학관이 협소한 전시공간문제로 국민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해 이의 기초이전작업을 추진했으나 정부로부터 필요성은 인정되나 재정사정이 호전되는 2000년경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은후 기초설계비도 확보하지 못한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가운데 국립중앙과학관이 과학관 신축 이전을 위한 입지분석 및 건설규모 추정에 관한 연구를 의뢰한 결과 서울국립과학관의 이전부지로는 미술관·식물원·동물원 등이 연계돼 있는 과천시의 서울대공원 부근이 최적지로 제기됐다.
국립중앙과학관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걸맞는 규모와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이전취지에 따라 서울대공원 인근 13만평부지에 5천600억원을 들여 연면적 5만평규모로 건설하되 자연사관 과학기술사관 탐구체험관 산업기술관 미래관 등을 설치, 종합관으로 꾸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내·외국인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국민 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구상인데 당장 기초설계비라도 확보돼 구체적인 향후
추진계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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