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미발표작 여명의 진실 출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미발표 유작 ‘여명의 진실’(문학사상사)이 출간됐다.

이 작품은 아프리카, 광야, 사냥, 폭력, 죽음과의 대면, 여성과의 관계 등 헤밍웨이 특유의 주제를 다시 한 번 천착한 일종의 수렵소설이다.

헤밍웨이는 이 작품의 화자로 등장, 광활한 야생공원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맹수와 자연과의 관계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아프리카 케냐의 대초원에서 ‘수렵감시관 대리’로 일하며 대자연에 파묻혀 살고 있는 헤밍웨이에게는 아내 메리와, 절친한 흑인 친구들이 있다.

이 작품에서 헤밍웨이는 단순히 문명을 떠나 아프리카의 자연을 즐기는 백인이 아니라 아프리카에 철저하게 동화되고자 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는 원주민 처녀와 약혼을 하기도 하고 친한 흑인 친구들과 함께 원주민 토속신상을 개조한 것 같은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 ‘종교의식’을 즐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깊은 사랑을 나누고 있는 부인 메리와의 관계에 미묘한 틈이 생긴다. 메리는 자신이 완전히 정복할 수 없는 남편에 대해 늘 불안감을 느끼고 남편의 원주민 약혼녀에게 질투를 느낀다.

메리는 이런 감정을 털어버리기 위해 사자사냥에 집착, 며칠씩 여행을 떠나게 된다. 헤밍웨이는 여행을 떠난 메리를 그리워하면서도 흑인 친구들과 함께 자신만의 내면세계를 즐긴다.

한편 이 작품의 별미는 생동감 넘치는 사냥장면, 야생동물 등 아프리카 사파리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장면들이다.

특히 죽은 사자의 시체를 쓰다듬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나 캐나다에서 곰사냥을 위해 늙은 애마를 죽이는 이야기 등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연합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