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까지 본보에 소설 ‘바람꽃의 계절’을 연재한 홍성암씨(동덕여대 교수)가 최근 신작 소설집 ‘가족’을 펴냈다.(새로운 사람들 刊)
가족은 우리 사회의 기초단위이면서 삶의 기본단위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근래 이 가족의 틀이 깨지면서 가족해체현상이 우려되고 있고 이로인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현대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인간 개성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요소로 인식하는가 하면, 가족의 출발인 부부가 서로를 발전시키는 동반자 관계가 되지 못하고 제도의 굴레속에서 서로를 구속하고 증오하는 퇴행적 관계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자식에 대한 인식도 사랑의 실천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책임과 의무만을 강요하는 전생의 업보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없지않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가족해체의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란 예측인데, 이 가족해체가 몰고올 사회적 변화와 윤리적 가치관의 변화에 어떻게 적절히 대응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홍성암씨의 소설집 ‘가족’은 가족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중편소설 시리즈로 가족해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 탐색의 한 방법이다.
“가족의 관계를 사랑과 조화의 한 정점으로 보고자 한 과거의 관념적, 인습적 인식과 그런 것의 허구적 측면을 가족을 소재로 한 몇편의 소설을 통해 성찰해 보고자 했습니다. 이런 성찰을 통해서 우리는 보다 발전되고 합리적인 가족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작가는 ‘증오의 늪’ ‘검은 소용돌이’ ‘505호 병실 가족들’ ‘수녀와 그녀의 증인들’ ‘딸의 결혼식에 초대된 아버지’ 등의 작품을 싣고있는데 이것은 모두 생활주변 평범한 이웃들의 삶에서 취재된 것들로 현실적이면서 진솔함이 배어있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 보다 깊게 성찰할 수 있도록 한 소설집 ‘가족’의 작가 홍성암씨는 월간문학(1979년)·현대문학(1980년)에서 소설로 문단에 등단해 1997년 제22회 한국소설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창작집으로 ‘아직도 출렁이는 어둠을’ ‘큰물로 가는 큰고기’ ‘남한산성’ ‘어떤 귀향’ 등을 펴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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