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숙 시인의 두번째 신작 시집 ‘내 사랑의 오류’가 발간되었다.(문학아카데미 시선127)
‘내 사랑의 오류’는 이른바 컴퓨터 시대의 사랑과 삶을 새로운 문법으로 노래한 문명시집, 환경시집이다.
시집에서 조주숙 시인은 첫 시집 ‘무인카메라’의 끝에 있던 시‘하늘 모니터를 켜면’을 이번 시집의 처음에 배치하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자연과 문명을 대립관계로 보지 않고 상호 의존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관계로 파악해온 시인의 일관된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집에서 저자는 첨단 정보산업·정보관리·정보전쟁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낭만주의 시대의 꽃을 노래한다는 것은 허위의식의 소산이 아니냐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별칭 짓기2’같은 시가 전하는 메시지는 섬뜩하다. 컴퓨터가 대화실에서 피워내는 꽃, ‘가상공간에서 꽃씨를 뿌리고’, ‘까만 생명의 꽃씨를 멀리 멀리 퍼뜨리는 꽃’ 그 가화(假花)를 우리는 아름답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실재하는 꽃이 내 눈앞에서 피어나 향기를 피우는 것이 아니어서 이 시는 ‘실시간의 전파를 타고 우주 하나 열립니다’로 끝맺고 있다. 문명은 어느새 인공의 자연과 인공의 낙원을 만들어내게 되었고 이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이 시집에서는 문명과 자연을 이항대립의 구조로 바라볼 수는 없다는 점을 시인은 밝히고 있다.
책의 구성은 1부‘핵시계’, 2부‘시간의 댐’, 3부 ‘진학시계’, 4부 ‘시인의 에스프리’로 되어있으며 조주숙 시인은 96년 6월 ‘심상’신인상으로 등단, 첫시집 ‘무인카메라’를 발간했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