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특검팀

우리가 특별검사제를 도입한 것은 공교롭게 미국에서는 1978년 도입 21년만에 폐지하던 무렵이었다. 모두 20명의 특검이 있었다. 지난 2월 12일 미상원에서 부결되긴 했으나 클린턴을 탄핵까지 몰고간 케네스 스타는 최후의 특검이었다. 스타특검은 1994년 임명돼 5년동안에 무려 4천만달러의 수사비를 썼다. 우리나라 돈으로 한 해에 90억4천만원을 쓴 셈이다. 이렇게 5년동안 돈을 물쓰듯 해가며 캐낸 것이 클린턴 부부의 ‘화이트워터’, 즉 부동산스캔들과 클린턴의 르윈스키 성추문폭로였다.

클린턴은 한동안 정치적 타격이 크긴했으나 다시 회생한 반면에 스타 특검은 인기하락 속에 물러갔다.

미국도 특검활동엔 고위관리들의 증거은폐, 수사방해가 지능적으로 행해져 어려움은 있었다. “정치적 스캔들을 수사를 통해 파헤친다는 것 자체에 한계가 있다. 특검제는 이미 실패한 제도다” 케네스 스타 특검이 남긴 말이다.

옷로비, 파업유도사건 등에 대한 두 특검수사가 마무리 돼가고 있다. 옷로비의 최병모 특검수사는 평가를 받는데 비해 파업유도의 강원일 특검수사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것같다. 만약에 두 특검이 사건을 바꾸어 맡았으면 어떻게 됐을까하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실체적 진실이 강희복 전 조폐공사장과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합작품인게 맞는데도 강원일 특검이 의심을 받는다면 그로썬 억울한 노릇이다. 더 두고 볼

수밖에 없다. 특검수사를 재수사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떻든 최초로 시행된 특검제는 미국과는 달리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 우리에겐 역시 특검제가 필요하다. 두 특검팀이 그동안 쓴 수사비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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