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언제부턴가 사람들 모여 들고/부두가 만들어 지고 비릿한 난장이 서고/만선의 고깃배 위를 붉은 깃발 날고/밤 낮 울어대던 뱃고동/…’(낯익은 기리움으로)
지난 20여년간 전형적인 달동네인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일명 철탑동네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시작(詩作)에 몰두해 온 김철성씨(39·동구청 문화공보실)가 마침내 그의 숨결들이 소록소록 묻어나는 시집을 펴냈다.
공무원 시인이란 호칭이 아직도 낯설긴 하지만 그래도 새천년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을 분만했다는 포만감에 왠지 쑥스럽기만 하다.
인천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이들이 다 그러하듯 그도 고개만 들면 내려다 보이는 항구가 정겹고 퇴근후 주고 받던 소주잔이 눈물겨운 이 도시가‘그냥’좋다.
지난 96년 순수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시에 천착해온 시간들에 대한 보상이 시집이라면 몇해전 연 첫 시화전은 그 보상을 예고하기 위한 서곡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일까. 80여편의 작품들이 실린 작품집(‘삶은 언제나 시작이다’)의 제목도 참 의미심장하다.
그의 옆에 서면 멀리서 달려오는 증기기관차의 굉음이 들린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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