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하기

연말이 되면 기독교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이웃사랑’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선냄비는 1891년 성탄이 가까워 오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됐다.

도시 빈민들과 갑작스런 재난으로 슬픈 성탄을 맞이하게된 1천여명을 구하기 위해 한 구세군 사관(조셉 맥피 정위)이 오클랜드 부두로 나가 큰 쇠솥을 거리에 내걸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붙인 것이 발단이 됐다. 이를 계기로 오늘날 전 세계 1백5개국에서 매년 성탄이 다가오면 자선냄비 활동을 벌인다.

한국은 1928년 12월 15일 최초의 자선냄비 20개가 당시 사령관 박준섭 사관에 의해 명동을 비롯한 서울 거리에 설치된 뒤 매년 시행되고 있다.

자선냄비 모금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이웃 사랑의 본을 보여 왔다. 특히 지난 해의 경우 IMF 경제한파로 이웃 사랑의 손길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으나 목표액 13억원을 거뜬히 넘겨 고난중에도 사랑을 베푸는 한국인의 정을 느끼게 했다.

올해로 71주년을 맞은 구세군 자선냄비는 14억5천만원 모금을 목표로 잡고 3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 전국 거리에서 성금을 모금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거리 모금 외에도 인터넷을 통한 모금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조그만 정성과 사랑이 모여 큰 강을 이루는 구세군 자선냄비는 불우한 이웃을 돕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희망을 가늠하는 척도 구실도 한다.

그런데 자선냄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인 것 같다. 그야말로 무조건적인 사랑에서 내미는 따뜻한 손길들이다. 승려도 시줏돈을 자선냄비에 넣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웃 사랑에는 종교의 차이가 없음을 자선냄비는 보여주고 있다. 연인들이나 어린이들이 웃으며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는 모습이 아름답다. /淸河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