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마녀란 유럽의 전설에 나오는 요녀를 말한다.

악마와 결탁하여 마약(魔藥)을 쓰거나 주법(呪法)을 행하여 인명을 해치는 것으로 믿었다. 마녀재판이라는 것이 있었다. 중세말기 이후 이단자를 마녀로 몰아 화형에 처한 종교재판으로 로마교황의 공인아래 시행됐다. 가장 심했던 1590년∼1680년사이엔 약 10만명이 처형되었다. 이단으로 몰리면 남자든 여자든 모두 마녀로 다루어졌다. 쇠로 만든 반장화를 불에 달구어 신기거나 두 팔을 뒤로 결박한채 발목에는 무거운 추를 단 다음 두 겨드랑이를 로프로 묶어 도르레로 천장높이까지 매달았다가 갑자기 땅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가혹행위를 자행했다.

100년 전쟁을 프랑스의 승리로 이끈 구국의 소녀 잔 다르크가 1455년 영국에서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이단이라는 선고를 받고 화형에 처해졌다. 이단의 누명을 벗고 성녀(聖女)에 오른 것은 465년만인 1920년이다. 마녀재판은 18세기들어 계몽사상의 영향으로 없어지게 됐다.

근래 ‘마녀사냥’이란 말이 많이 쓰인다. 마녀재판을 빗댄 말로 이를테면 언론보도를 마땅치 않게 여기는 권력층에서 즐겨쓴다.

DJ가 옷사건을 두고 ‘마녀사냥식으로 몰면 안된다’고 말한적이 있다. 무혐의 허위보고내용을 그대로 믿어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결과적으로 이만저만한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마녀사냥’질책을 보며 옷사건 관련자들이 내심 얼마나 쾌재를 불렀겠는가 생각하면 너무나 잔인한 코미디다.

지금 세상에 ‘마녀사냥’이란 당치않다. 언론보도의 여론을 ‘마녀사냥’으로 몰아치는 권력의 속성이 두렵다. 현자(賢者)는 권력에 중독되는 것을 스스로가 부단히 경계한다./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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