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김장김치가 발효식품으로 비타민의 보고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조상들이 겨울식품으로 과학적인 김치를 생각해낸 것은 생활의 지혜라 할 것이다. 비록 과학이 뭣인지는 몰라도 오랜 체험으로 생활과학을 응용할 줄 아는 슬기를 터득했던 것이다.

‘김장김치는 반 겨울양식’이라고 했다. 옛날에는 배추만도 한·두접(접당 백포기)씩 담궜다. 여러가지의 무·배추 김장을 했다. 초겨울 이맘때쯤이면 품앗이로 김장을 담는 동네 아낙들의 노고가 컸다.

요즘은 김치보다 햄버거를 더 좋아하는 아이들이 더러 있긴 하지만 김장은 여전히 빠뜨릴 수 없는 겨울채비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 김장 담을 일부터 먼저 생각하곤 한다. 전같지 않아 먹거리가 많으며 채소 또한 철을 가리지 않고 나오므로 이젠 김장을 적게 담는게 보편화됐다. 보통 열포기 스므포기 정도다.

김장을 이처럼 적게 담다보니 되도록이면 늦게 담는다. 괜히 일찍 담갔다간 따뜻한 날씨로 국물이 부풀어 오르고 김치가 시어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김치공장이 김장김치 주문으로 꽤나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나 신세대 주부들의 주문이 많다는 것이다. 편리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좀 생각해 볼 일이다. 김치맛을 보면 그 집안의 음식솜씨를 안다고 했다. 가족들을 위한 주부의 정성과 솜씨가 흠뻑 담긴게 김장김치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가족들을 위해 김장김치를 손수 담그는 노력이 있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인스턴트식품이 식탁을 잠식하는 시대가 돼가고 있다./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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