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세대

전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젊은이가 나이 지긋한 분에게 좌석을 양보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젊은이가 좀 있다 나이든 분에게 다가서면서 “저보고 뭐라 하셨습니까?”했다. 나이든 분이 아무말을 안했다고 하자 젊은이는 “난 또 저보고 고맙다는 말씀을 하신 줄 알고…”하며 혼자말처럼 말했다.

젊은이는 나이든 분이 아무말을 안한 줄 알았으나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는 것이 섭섭해 일부러 그랬던 것이다. 좌석을 양보하면 당연하다는 듯 인사 한마디 없이 앉는 나이든 분들도 보기가 안좋지만 노인에게 자리를 내줄줄 모르는 젊은 얌체족도 보기가 좋지 않다.

어제 낮 한일타운 건너편에서 탄 시내버스의 좌석이 여학생들로 꽉 찼다. 자리라고는 여학생들이 다 차지해 서 있는 것은 어른들 뿐이었다. 그중엔 나이 지긋한 분들도 있어 차가 이리저리 움직일때마다 손잡이에 매달려 시달리곤 했다.

여학생들은 마냥 웃고 떠드는 바람에 노인의 고역쯤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지 남문까지 가도록 좌석을 내주는 학생은 단 1명도 없었다. 어른들은 그같은 여학생들의 모습에 거슬린 표정을 짓긴 했으나 나무래려 들지는 않았다.

‘요즘 아이들은 옛날같지 않다’는 말은 어느 세대나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성마저 달라질 수는 없다. 노인에게 자리양보 안한 것을 두고 인성을 말하는 것은 심하다 할지 모르겠지만 뭔가 잘못된 것만은 사실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심위주의 가치관이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N세대들도 나이들어 성장하면서 생각하는 것도 성숙할 것으로 믿고 싶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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