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인현동 호프집 화재참사 희생에 포함된 학교가 과시될 수는 없다. 오히려 학생지도가 잘못된 점을 부끄럽게 여겨야 할 이유가 있다. 화재로 희생된 15개 고등학교의 학생 대표들이 무슨 성명서 발표를 서두르는 것을 학교측이 만류한 것은 잘한 일이다. 교내에서 자유로운 의견 토론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연대해서 사회에 성명서를 내는 행위는 합당치 않다.
기성세대의 무책임을 지탄하려던 것으로 알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기 때문에 경찰에 이어 검찰의 다각적인 재수사가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호프집 출입을 탓하기 전에 갈만한 공간마련을 못해준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부족은 상대적 인식의 차이다. 갈곳이 마땅한 데가 없어 하필이면 술집에 갔다는 투의 말은 있을 수가 없다. 아무리 미성년이라 해도 고등학생쯤 되면 그만한 판별능력의 지성은 갖춰야 한다고 믿는다.
그보다는 일시의 호기심에서 호프집에 들른 것이 어른들 잘못으로 집단 참사의 결과를 낸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더욱 바람직한 것은 술집에간 사실을 뉘우치고 다시는 그같은 주점출입이 없을 것을 다짐하면서 어른들의 잘못을 지적할 줄 아는 용기다. 그러나 이도 성명서 형식으로는 걸맞지 않다. 기성세대의 그같은 사고에 대한 사회방어가 미흡했던게 큰 잘못인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로인해 고등학생들의 술집출입이 큰 목소리로 변하는 것이 용인될 수는 없다.
사회가 이에대해 해야할 말을 못하는 것은 어른다운 자세가 아니다. 꾸짖을 일은 마땅히 꾸짖을 줄 알아야 한다. 지극히 불행한 사고이지만 그렇다고 윤리적 가치관이 달라질 수는 없는 일이다./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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