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교 성명서 발표 만류 말썽

인천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장들이 인천 화재 참사사건과 관련, 기성세대를 질타하는 학생들의 성명서 발표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 비난을 사고 있다.

동인천동 ‘라이브Ⅱ 호프’ 화재참사와 관련해 인천시내 고교 학생대표들이 15일 오후 갖기로 했던 성명서 발표가 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는 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성명서 발표의 책임소재를 일선 고교장에게 돌리자 해당 학교장들이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학생 만류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K고 등 이번 참사로 학우들을 잃은 시내 15개 고교 학생대표들의 공동명의로 15일 오후 발표 예정이었던 성명서는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학생들은 “순간적인 위기만을 넘기려는 행정당국과 어른들의 변화를 꼬집고 학생들의 건전한 놀이공간 마련 등을 촉구키 위해 우리들의 생각을 담은 성명서의 발표를 막는 처사에 절대로 수긍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모고교 김모 교사(37)는 “참사 이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던 교육당국이 기성세대를 질타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학생성명서 발표에는 필요이상의 발빠른 대응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와관련, 모고교장은 “사항이 중대한 만큼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은 학생 책임자로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 교장들의 공통된 의견” 이라며 “학생들에게 이같은 분위기를 전달했을 뿐” 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생 성명서는 “학생들이 호프집에 출입하지 말라고 다그치기 전에 학생들이 모여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고 제2의 비극 방지를 위해 깨끗한 행정을 펴 달라” 는 내용을 담고 있다./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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