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취객’ 群像

모든 사물에는 때가 있다. 고등학생들의 음주를 금기로 삼는 것은 술마시는 것이 보기 싫어서가 아니라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취중의 심신에 변화를 일으키기 쉬운 음주는 몸과 마음이 아직 성숙되지 못한 고등학생 또래의 나이엔 여러가지로 유해한 탓이다.

인천시 중구 인현동 호프집 화재참사가 난지 며칠됐다고 불난집 인근의 호프집 상가에서 술취한 10대들이 또다시 비틀거린다고 한다. 해도 너무들 한다. 그토록 경을 치고도 마셔대고자 하는 10대들도 그렇고,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술을 팔아먹는 업주들도 그러하다.

공권력을 비웃는 사회 병리현상의 단면이기도 하다. 호프집화재참사에 대한 책임소재 규명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터에 똑같은 고등학생 주점출입이 두렵지 않은듯 여전하니 말이다.

또 있다. 화재로 희생된 학생들의 음주에 도덕적 평가가 그 어디에도 찾아볼수 없었던 것은 큰 허점이었다.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과 젊은 나이가 아까운데 있는 것이지, 주점출입이 있을수 있는 일로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가서는 안될 곳을 간데대한 안타까운 질책은 전혀 없었음으로써 10대들에게 가치관의 혼돈을 일으킬 수도 있게 만들었다.

당국은 문제의 호프집 주인들을 적발, 행정조치를 취하긴 했다. 하지만 이웃 호프집에서 불이나 떼죽음 당하는 것을 보고도 정신 못차린 미성년자 상대의 술집 업주들이 행정처분으로 정신을 차릴 것인지는 의문이다.

10대들 술집 출입은 알게 모르게 많은 심각한 청소년문제가 돼 있다. 사회공동의 책임이다. 사회가 이를 외면하지 않는 관심속에 적극 대처해야 할 일이다./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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