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다. 영롱한 색깔을 뿜으며 물에 떠내리는 궤짝을 따라가면서 까치가 울었다는 것은 석탈해왕 탄생신화다. 까치작자인 ‘鵲’에서 한쪽을 뗀 ‘昔’을 성씨로 삼은 유래가 이에 기인한다.

견우직녀가 만나는 오작교를 놔주는 것도 까치이며 ‘까치의 보은’이란 설화가 있다. 까치는 예로부터 이처럼 상서로운 새로 인식됐다. 유라시아 대륙의 온대와 아한대, 북미주 서부등지서 번식하며 한반도에서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전지역에서 볼 수 있는 텃새다.

길조, 익조로 민화에 많이 등장하고 동요로도 널리 노래 불리운 까치가 귀찮은 해조로 전락된 것은 시속의 변화일까.

다익은 과수원의 과일을 파먹어 과수농가의 미움을 사고있다. 전봇대에 집을 짓는 바람에 단전의 원흉으로 꼽혀 까치퇴치운동을 한전이 벌인지가 수년됐다.

흥미로운 것은 까치가 남한에서만이 푸대접받는 것이 아닌 점이다. 북한에서는 이른바 ‘김일성수령교시’로 ‘까치집 털기작전’을 주민사업으로 벌인적이 있다.

한전 김포지점이 김포시가 상징의 새로 삼고 있는 까치를 다른 조류로 바꾸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올들어 김포시내 정전사고 111건중 74%에 해당하는 82건이 까치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같은 피해로 해마다 전국의 복구설비로 들어가는 돈이 자그마치 1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비단 한전뿐만이 아니고 전력수요가의 입장에서도 이젠 까치가 반가운 새만은 아닌 것이 사실이다.

전기를 모르고 살았던 조상들이 지금 사람들의 까치홀대를 알면 뭐라고 할는지. 문명의 발달은 이처럼 자연에 대한 인식의 변화까지 요구한다./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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