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급우잃은 인천여상 3학년 스케치

1일 오전 10시께 인천여상 3학년2반 교실.동인천 러브호프 참사로 한꺼번에 4명의 급우를 잃은 이 학급 학생들은 지난 토요일 웃으면서 헤어진 친구들의 책상을 꽃다발이 대신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아름이가 오늘 맛있는 저녁을 사주기로 약속했는데 왜 아직까지 오지 않는 겁니까”

아름 양을 포함해 모두 9명의 친구를 졸지에 하늘나라로 보낸 이 학교 학생들의 눈가에는 이날 하루종일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교실과 복도 등 학교 건물 곳곳에서는 작별인사도 못한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친구들에 대한 애도의 흐느낌만이 흘러나올뿐 상상조차 하기싫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입을 열려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학급성적 1,2등을 다투던 모범생으로 알려진 노이화양(18·3년)은 사건 전날 삼성전자 취직시험에 최종 합격, 친구들로부터 축하를 받기 위해 호프집에 갔다가 변을 당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수십명의 어린 목숨을 앗아간지(화성 씨랜드 화재사건) 얼마나 됐다고 또 이렇게 많은 친구들을 빼앗아 갑니까.”

“도대체 우리나라 어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 입니까.”

슬픔의 도를 지나 분노의 오열을 토해내는 학생들의 질타 앞에 취재를 위해 몰려들었던 20여명의 기자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채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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