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대화합축제 유감

지난 3일 오전 10시 의왕 내손체육공원에서는 제11회 의왕시민의 날을 맞아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시민대화합축제가 열렸다.

12만 의왕시민들을 축하해 주기라도 하듯 비가 내리던 전날과는 대조적으로 모처럼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화창한 가을 날씨가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그러나 주민들의 모습은 이런 분위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6개 동민들의 입장식이 끝난후 만난 한 주민은 같은 동에 위치한 모 아파트주민들이 체육대회때 동네 원주민들이 참가하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해 입장식때는 아예 원주민들은 입장조차 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개막식행사후 시 태권도협회의 태권도시범때는 잠깐동안이지만 종교적인 행사인줄 착각했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시범 막바지에 박을 격파했을때 박에서 나온 플래카드에 적혀진 ‘할렐루야’라는 문구를 본 주민들은 “교회체육대회에 온 느낌이다. 범시민적인 행사에 웬 종교 용어냐”며 의아해 했다.

응원전에서도 주민들의 말은 이어졌다. 동에서 응원상을 타려고 수십만원씩을 들여 이벤트회사의 치어리더들을 데려와 응원전을 폈다.

축구, 배구 등 매년 같은 종목으로 체육대회를 치르는데 대해서도 주민들은 식상해 했다. 이 때문에 매년 동 직원들은 선수 차출을 위해 행정은 뒷전으로 미루고 선수섭외에 상당한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12만 시민이 단결하기 이전에 같은 동의 원주민들과 아파트주민들간의 이격감부터 해소하고 행사의 사전검토작업부족 등 행정의 미숙에서 오는 불신, 어린 아이에서부터 노인들까지 고루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개발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선행되지 않는한 시민 모두의 단결과 화합을 이룬다는 당초 목적달성은 요원할 것이다./의왕=임진흥기자(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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