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이 부끄럽다

유엔이 정한 ‘세계노인의 해’를 무의미하게 보내면서 오늘 제3회 ‘노인의 날’을 부끄럽게 맞는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 시대의 노인들이 고도경제 성장을 이끈 주역들이면서도 사회로부터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경기도가 최근 도내 65세 이상의 생활보호대상자 2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1.6%가 끼니를 거르고 있으며, 11.1%가 고혈압 등 4가지 이상의 질병을 앓는 등 96.5%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66.2%는 병간호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친인척과 이웃의 도움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회복지사와 가정도우미 등으로부터 간병을 받는 노인은 8.4%에 불과했다.

이는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생각되던 우리나라가 ‘노인이 살아 가기 어려운 나라’로 바뀌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조사결과이기도 하다. 그뿐인가. 도내 5천여개의 경로당중 55%가 세면시설이 없으며 33%는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시설이 열악하다. 여가선용 프로그램도 없어 경로당 노인 90%이상이 화투놀이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노인들에게 활력과 생활의 여유를 찾게 해주기는 커녕 따분하고 삭막하기만한 스트레스 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사회에서 발생하는 공통적인 문제는 건강·소득원·여가활용·사회적 역할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절실한 것은 건강이다. 당국은 노인건강 관리시스템을 확충하여 노인가정에 대한 복지비 지원·무료정기건강진단·치매 등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노인병원이나 요양시설의 확충도 시급하다.

또 점점 늘어나는 고학력 고령자들에게도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사회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노인들이 쉽게 취미생활을 즐기고 문화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간도 크게 늘려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자식조차 없는 생활보호대상 노인들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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