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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최고령 사형수 ‘보성 어부 살인사건’ 오종근 옥중 사망

‘보성 어부 살인 사건’ 오종근·'밀양 단란주점 살인' 강영성 등
장기 미집행 사형수 2명 지난해 사망

지난 2007년 피해자들의 디지털카메라에서 나온 오종근의 뒷모습. SBS 보도화면 갈무리
지난 2007년 피해자들의 디지털카메라에서 나온 오종근의 뒷모습. SBS 보도화면 갈무리

대학생 4명을 살해한 이른바 ‘보성 어부 살인 사건’ 오종근과 '밀양 단란주점 살인'의 주범 강영성 등이 옥중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관광객 4명을 연쇄 살해·추행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던 오종근은 지난해 7월께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고령 사형수로 광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그는 지난해 87세로 숨졌다.

 

강영성은 1996년 1월 경남 밀양시 삼문동 화랑단란주점에서 상대 조직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뒤 병원까지 쫓아가 살해했으며 출동한 경찰관 등 7명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조직폭력배다. 30세이던 그해 사형이 확정됐다. 그는 지난해 58세에 숨졌다. 

 

두 사람은 뇌출혈 등 고령·질환으로 투병하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종근은 사형제의 위헌성을 제기했고 강영성은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성에서 어부 생활을 했던 오종근은 지난 2007년 두 번에 걸쳐 자신의 배에 탄 남녀 대학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2010년 사형이 확정됐다.

 

오종근은 먼저 8월에 보성으로 여름휴가 온 10대 남녀 관광객 2명을 배에 태운 뒤 바다로 나가서 두 명 모두 살해했다. 범행 당시 선착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피해자들을 본 오종근은 “어선을 타 본 적 있냐”며 어장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해 9월에도 보성으로 여행 온 여대생 2명을 자신의 배에 태워 성폭행하려다가 살인을 저질렀다. 오종근은 범행 당시 69세였다.

 

그의 범행은 바다에서 4명의 변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당시 오종근은 자신을 조사했던 프로파일러에게 오히려 “공짜로 배를 얻어 타려고 한 저놈들이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종근은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남녀 4명을 자신의 배에 태워 무참히 살해하고 체포된 후 범죄를 부인하는 등 재범의 우려가 있어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오종근은 2심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사형제가 인간 존엄성을 침해한다며 위헌 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0년 2월 재판관 9명 중 5명의 의견으로 사형제 존치 합헌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그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고, 오종근은 국내 최고령 사형수이자 마지막 사형 확정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들 2명이 사망하면서 남은 사형 확정자는 모두 57명이다. 이 중 4명은 군형법으로 사형이 선고돼 국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 1997년 12월 이후 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흉악범죄자의 사형 집행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2023년 법무부는 사형장이 있는 전국의 교정기관에 관련 시설 점검을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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