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 현금성 자산 1,000억원 불과 10월 1일 설립 예정, 사업 방향 자금 확보 방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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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기업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곧 자금 부족 우려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인적분할로 설립되는 신설 법인에서 신약을 개발하려면 보유 자금이 적게는 수 천억원에서 많게는 수 조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갓 신설된 회사가 막대한 신약 개발비용을 어떻게 조달할까 하는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 22일,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초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5%, 바이오젠이 15% 지분을 보유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2년 바이오젠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전문회사가 되고, 순수 지주회사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계획서의 분할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승계받을 현금성 자산은 1,000억원이다. 중간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직접적인 수익 사업을 하지 않는다. 신약개발전문가들은 현금성 자산 1,000억원은 신약 개발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R&D 비용은 약 3,9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용도 △셀트리온 4,300억원 △유한양행 2,700억원 △대웅제약 2,300억원 등을 기록했다. 연구 개발 비용만으로도 삼성에피스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을 바로 넘어서는 수치다.
향후 자회사 편입 예정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신약 개발 지원과 인수합병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홀딩스는 구체적인 추가 자금 확보 계획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았다.
단,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계획만 내놓은 상태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관계자는 “현재는 구체화된 게 없고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는 상황으로 아직 신규사업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확실히 공언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복상장하지 않겠다는 것 외에는 차입과 발행 등 여러가지를 검토할 수 있지만 확정된 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부족한 자금 상황은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개발 방향에 따라 탄력적 대응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손현순 차의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신약 개발에 처음 물질을 탐색하는데서부터 마지막 발매하는데까지 총비용을 따지면 1,000억원으로는 부족하다”면서도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미 개발한 약들의 복제인 바이오시밀러는 완전히 신약을 개발할 때보다는 비용이 적게 든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의 신약 개발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실제 신약 개발 비용이 얼마나 소모되는지도 외부에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약의 원료에 따른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데다 개발비용, R&D 비용, 인건비, 임상연구 비용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주기에 당사자인 제약회사 외에는 정확히 비용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손현순 교수는 “신약개발에 가격을 매길 경우에는 개발비용만이 아닌 복합적인 요소들을 따지는데 제약회사들이 원가를 말하지 않아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신약 개발을 하는데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는 약의 종류에 따라 다 다르고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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