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말’에 지지를 바꿀 유권자가 있을까. 윤석열의 ‘등장’에 돌아설 지지자가 있을까. 있다면 판세를 바꿀 정도의 비중이 있을까. 돌이켜 보면 돌발변수 없는 선거는 없었다. 많은 경우 그게 ‘말’ 또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선거판을 바꾼 결과는 예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그런 ‘말’ 또는 ‘행동’은 예민했다. ‘아군 진영’에서 시작된 사달이라 더 그랬다. 지지자들에게는 속타는 내부 총질이었다. 이번에는 ‘유시민 말’, ‘윤석열 등장’이다.
유시민 작가의 발언은 이랬다. “...설난영씨의 인생에서는 거기 갈 수 없는 거예요. 이 사람이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어요. 이제 영부인이 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다 그런 뜻이죠.” 김 후보를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자’로, 설씨를 ‘찐(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출신) 노동자’로 구분했다. 여고 졸업 이후 공장 노동자였던 신분을 논리 출발로 삼고 있다. ‘180석’(2020년), ‘60대 썩은 뇌’(2004년)도 그의 과거 설화였다.
노동자 대표 양대 노총이 들고 일어났다. 한국노총은 ‘계급·성차별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총도 ‘여성·노동자 비하’라는 성명을 냈다. 국민의힘은 비난을 넘어 선거 막판 이슈로 몰고 간다. ‘고졸 유권자 분노했으면 투표장으로 가자.’ 수원 등 도심에 등장한 현수막이다. 상황이 이렇자 민주당에서도 ‘진보 진영 스피커들의 말조심’을 주문했다. 이재명 후보도 “(유 작가가) 사과했으니 국민이 용서할 것”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사흘 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등장했다.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오는 6월3일 반드시 투표장에 가셔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 직접 밝힌 것은 아니고 대독이었다. 전광훈 목사가 주최하는 집회에 보낸 메시지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최대 공격 포인트다. ‘김건희 여사 잡음’도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는다. 민주당이 기다렸다는 듯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이라며 맹공을 가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입장이 분노에 가깝다.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사실 윤 대통령의 등장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1일에는 갑자기 서울의 극장을 찾았다.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영화였다. 그때도 대선판은 ‘계엄·내란’으로 확 돌아섰다. 일부에서는 이런 배경을 ‘본인 정치’로 보기도 한다. 내란 재판 등 추후 고된 일정이 산적해 있다. 이를 위한 지지자 규합·유지가 목적이라는 추론이다.
유시민 작가. 선거 때면 도지는 관심일까. 아니면 고도의 화두 몰기일까. 윤석열 전 대통령. 여론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본인만의 정치셈법일까. 막판에 등장한 ‘X맨’들 ‘활약’에 두 정당이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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