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반세권’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다. 경기도 산업의 중심에서 체크되는 악재다. 용인시 처인구 일대가 최근 그렇다. 728만㎡ 부지, 반도체 생산 공장 6기, 발전소 3기, 소부장 협력기업 60여개 등이 들어선다.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접근성도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다. 전국 최고의 땅값 상승 지역이었다. 이랬던 처인구에서 최근 아파트 3개 단지 분양이 있었는데 그 결과가 예상 밖으로 저조하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단지가 지난달 청약을 진행했다. 0.38 대 1을 기록하며 미분양 1천가구를 남겼다. 같은 시기 전국에서 30개 단지가 분양했다. 미달 가구 수 기준으로 이 중에 최악이다. 같은 달 분양한 ‘힐스테이트 용인 마크밸리’ 역시 미달이다. 0.46 대 1이다. 함께 분양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3단지는 그나마 낫다. 1.25 대 1이었다. 용인 반세권의 중심에서 동시에 나타난 미분양 현상이다. 비교치가 있다.
지난해부터 감지된 처인구 일대 아파트 미분양 징조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가 지난해 8월 분양했다. 1천9가구 모집에 1천637건이 청약했다. 1.62 대 1이었다. 미분양 흐름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반년여 만에 대규모 미분양이 현실이 됐다. 문제는 이게 반세권의 전체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반도체 산단인 평택, 이천도 사정은 같다. 3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평택 5천281가구, 이천 1천610가구다. 경기도 1위와 3위다.
이천과 평택은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지정됐다. 지정 시점은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이다. 용인도 지정 조건인 ‘한 달 미분양 1천 가구’를 넘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 지역 지정이 곧 있을 것 같다. 건설사들의 자금이 대거 묶일 것이 걱정이다. 이에 따른 연쇄 위기가 경기도 경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 최소한의 분양 열기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기대해볼 유일 조건은 ‘실거주 전환 수요 본격화’다.
결국 반도체 클러스터의 적기 가동인데, 이게 난망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사업이 미뤄지고 있다. 반도체 간 갈등과 인허가 지연 등이 원인이다. 조기 가동은커녕 2030년 가동 목표마저 여의치 않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물론 건설사들의 과잉 공급을 묻지 않을 순 없다. 적정 물량의 6배(용인), 2~3배(이천·평택)를 쏟아낸 게 그들이다. 하지만 미분양 증가가 지역에 미칠 파장이 걱정이다.
쌓인 미분양 아파트는 언제나 지역경제를 직격했다. 반세권 미분양 사태를 보는 우리의 우려도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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