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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 희망 돌리기’, 보수가 모든 걸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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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상고심 진행이 주목된다. 사건을 대법원 2부에 배당한 게 22일 오전이다. 그리고 두 시간 만에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 심리 속도는 보다 더 이례적이다. 전원합의체로 회부된 22일 오후에 첫 심리를 열었다. 이틀 뒤인 24일 두 번째 심리를 연다고 발표했다. ‘이례적 속도’라는 데 법조계 이견이 없다. 이쯤 되다 보니 예상은 비슷하게 모아진다. 대법원이 ‘신속한 결론’을 낼 것 같다는 중론이다.

 

현실적 정치 시계는 6월3일이다. 대선일이다. 더 현실적으로는 5월12일이다. 공식선거운동 시작일이다. 경우의 수는 크게 세 가지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는 경우다. 이 대표가 절대 유리해지는 상황이다. 파기 환송하는 경우다. 유죄 취지겠지만 후보 자격은 유지된다.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대법원이 파기자판하는 경우도 있다. 대법원이 아예 형량까지 선고하는 경우다. 부담이 워낙 커 현실성은 작아 보인다.

 

‘오늘 투표한다면’ 1위 유력은 이 후보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이다. 국민의힘 후보 누구도 근접하지 못한다. 국민의힘에는 추격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과제는 흥행과 단일화다. 진행 중인 당내 경선이 흥행해야 한다. ‘8인-4인-2인’의 절차도 그래서 마련했다. 그 뒤에 단일화 이벤트도 있다. ‘빅텐트’ 또는 ‘그랜트 텐트’ 구상이다. ‘한덕수 카드’가 기다리고 있다. 이런 때 등장한 대법원 변수다. 흥행에는 적신호다.

 

당장 22일 흥행 몰이부터 틀어졌다. 4강 대진표가 확정되는 날이었다.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4인이 됐다. 정통 보수라고 할 나경원 의원이 탈락했다.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결과다. 하지만 23일 오전 주요 뉴스는 ‘대법원’이었다. 24일 심리 속행 발표가 23일 오전에 나왔다. 이날은 국민의힘 후보들의 미디어데이였다. 소신과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 소식도 또 밀려났다. 온통 대법원 재판 예측이다.

 

국민의힘 스스로도 한몫하고 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23일 논평을 냈다. “사법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 대표는) 법꾸라지 행보를 멈추라.” 사라졌던 사법리스크 되살리기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희망 돌리기다. 여기에 개인 방송이 또 가세하고 있다. 보수 유튜버들의 희망 키우기다. 헌재에서 이긴다며 희망 고문을 했었다. 8 대 0 인용 10분 전까지 기각·각하를 장담했었다. 그들이 띄우는 ‘유죄 희망’이다.

 

민주당은 다르다. ‘경계’와 ‘긴장’ 일색이다. “사법부가 이상하다”(정청래 의원·22일), “안심할 수 없다”(김승원 의원·23일). ‘법꾸라지 멈추라’, ‘빨리 선고하라’는 경박한 논평과 비교된다. 대법원 결정은 빨라지는 듯하다. 하지만 유·무죄는 아무도 모른다. 판결 아닌 결정의 여지도 있다. 모두 판사의 영역이다. 정당에 주어진 과제는 선거다. 좋은 공약 내고 치열하게 경선해야 한다. 이 도리가 먼저이고 ‘희망’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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