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학 문화체육부 국장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까지 고교야구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고교야구 중계를 들으며 많은 국민이 야구를 이해하고 환호했다. 야구는 당시 지방에서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종목이 아니었기에 라디오 중계로 듣는 야구 열풍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캐스터의 일본식 발음의 외래어가 섞인 다소 격앙된 목소리에 당시 규칙을 제대로 알지 못했음에도 몰입해 중계를 들었던 기억이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TV가 흔치 않았고 특별히 즐길거리가 없던 시절, 야구는 국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제5공화국 출범 후 1982년 국민의 여가 선용을 위해 6개 구단 체제로 프로야구가 탄생했다. 명분은 국민의 여가 선용이었지만 실제는 혼란기 국민의 관심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기 위함이었다. 출범 초기 프로야구는 지역 연고에 기반한 경쟁으로 점차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IMF 외환 위기와 스타 선수의 해외 유출, 국제대회 부진, 인기 구단 LG, 롯데, KIA 등의 성적 부진으로 침체됐다. 2000년대 초 암흑기를 거친 프로야구는 야구 대표팀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4강 등으로 다시 붐이 일었다. 지난해 출범 43년 만에 첫 1천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올 시즌도 시범경기 개막일부터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넘어서는 등 벌써부터 뜨겁다. 이제 프로야구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응원가와 응원봉의 등장, 구단별 독특한 응원문화, 나들이를 겸할 수 있는 캠핑존 설치 등 ‘K-스포츠 문화’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국내외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 국민들은 야구 경기를 즐기며 위로받고 힐링하고 싶어한다. 이에 각 구단과 선수들 역시 국민적 관심과 사랑을 받는 역사 깊은 인기 스포츠가 바로 야구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보답해야 한다. 그 보답은 바로 좋은 경기력과 스포츠 스타 개인이 아닌 ‘공인’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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