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과 제22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등 연이은 종합 스포츠 경기는 보는 이에게 짜릿한 쾌감과 감동의 눈물을 안겼다. 과정에 충실하고 규칙을 엄수하며, 정정당당하게 결과에 승복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스포츠 정신’에 열광하는 이유일 테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을 이들의 땀과 눈물에 우리는 깊게 공감하고, 고난과 역경을 딛고 한계에 도전하는 정신은 삶을 대하는 용기를 알려준다. 우리를 웃고 울리는 스포츠를 주제로 한 이색적인 도서를 추천한다. 편집자주
■ 체육 선생님이 들려주는 스포츠 영화 이야기, ‘건투를 빌어요’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라는 비유처럼 우리는 때로 스포츠 속에서 인생의 진리와 가치를 깨닫고는 한다. 도서 ‘건투를 빌어요’(크루 刊)는 중,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스포츠 영화를 통해 제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충주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부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 ‘글러브’, 21세기 메이저리그 최고의 단장 중 하나인 빌리 빈과 그의 팀을 다룬 ‘머니볼’, 영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키점프 종목에 도전한 에디 에드워즈의 이야기 ‘독수리 에디’ 등 실화 기반의 21개 영화를 다룬다.
페어플레이의 태도와 팀워크 정신 등 책은 모두가 함께 이룬 승리의 순간을 통해 소외된 이야기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축구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노숙인들이 사회의 편견에 맞서고, 아프리카계 메이저리거인 재키 로빈슨이 인종 차별을 극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이야기 등은 어른들에게도 울림을 준다. 현직 체육 교사의 각 스포츠의 특성과 이론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은 덤이다.
■ 덕업일치의 삶, ‘스포츠도 덕후시대’
좋아하는 팀과 선수의 경기는 새벽 생중계를 놓치지 않고, 애정하는 팀의 유니폼과 아이템에 행복해 하며, 해외여행 시 명문 프로팀의 경기장을 ‘버킷 리스트’ 1순위에 적어두는 이라면 당신은 ‘스포츠 덕후’(열광적인 팬)라고 할 수 있겠다.
도서 ‘스포츠도 덕후시대’(박영사 刊)는 누구보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덕후 18인의 생생한 경험담을 엮어냈다. 부산의 한 복싱 소년이 대학 최고의 인기 복싱 동아리를 창단하고, 동북아 농구대장정을 떠난 20대 청년과 명문 법대생이 프로구단 프런트로 우승하는 이야기 등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 장마다 이들 마니아의 흥미롭고 솔직한 이야기를 다루며 ‘덕질’을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풀어낸 비법을 살펴볼 수 있다.
■ 아름답게 지는 법, ‘5번 레인’
초등학교 6학년, 어른의 시선에선 한없이 작은 존재이지만 태어나 13년의 삶을 살아낸 존재에겐 인생에서 가장 성숙한 나이이자 청소년의 길목에서 변화를 앞둔 고민의 시기이다.
도서 ‘5번 레인’(문학동네)은 전국소년체전에서 메달을 척척 따내는 한강초 수영부 에이스이자 0.1초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수영장을 100바퀴 도는 강나루를 주인공으로 열세 살 수영부 아이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시합은 이기려고 하는 거잖아요”라고 말하는 나루에게 코치는 ‘이기고 지는 게 수영의 전부는 아니며 때로는 어떻게 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이런 나루 앞에 라이벌 초희가 등장하고, 1위의 자리를 내주지 않던 나루는 초희로 인해 4번에서 5번 레인으로 밀려난다.
지난 2020년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책은 아동청소년문학에서 드문 스포츠물이라는 점과 ‘몸과 마음의 성장’이라는 주제를 훌륭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았다. 5번 레인을 무너져 머무르는 자리가 아닌, 다시 일어나 나아갈 발판으로 삼고 각자만의 터치패드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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