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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양쯔강도 때론 거꾸로 흐른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문화대혁명. 20세기 중반 지구촌을 강타했던 정치적 사건이다. 마오쩌둥은 이념 경쟁을 통해 중국을 이처럼 좌경 모험주의로 내몰았다. 1966년부터 중국 전체는 혼돈으로 엎치락뒤치락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강산이 한차례 바뀌는 동안 지속됐다.

 

중국 당국은 이후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철저히 금지해오고 있다. 중국인들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에 대해 문화대혁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過誤)를 범했다는 이유로 꺼릴 정도다.

 

최근 중국의 저명한 법학자가 중국 공산당의 문화대혁명 연구 금지는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허웨이팡(賀衛方) 전 베이징대 법대 교수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산당이 문화대혁명을 완전히 부정하면 다음 세대는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며 이처럼 언급했다. 그는 오랜 기간 문화대혁명을 모티브로 중국 정치와 사법 개혁을 주장해왔다.

 

그의 지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덩샤오핑 세대 이후 정치개혁 부재로 부패가 만연해졌고 이익집단이 특권을 유지하려는 동기가 강해져 더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고 짚었다. 이어 “문화대혁명의 쓰디쓴 교훈이 중국에 민주주의와 법치, 인권을 중시하는 역사의 흐름과 거꾸로 갈 때마다 국민들이 고통받고 국가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걸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중국 현대사를 연구한 서양 학자들의 지적도 날카롭다. “아직 희망은 남아 있겠지만 퇴행적인 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황허(黃河)와 창장(長江·양쯔강)이 거꾸로 흐르지 않을 걸로 믿지 말라. 때때로 그렇다. 그러나 일반적으론 여전히 (태평양으로 가는) 동쪽으로 흐른다”.

 

역사는 특별한 성찰과 반성이 없으면 반복된다. 이웃 나라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다. 언제 폭풍처럼 우리에게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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