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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환자 이송 ‘비상’… 인천시,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난항

市, 부평 ‘505항공대대’ 재배치에... 남동 월례공원 이전 추진했지만
區 반대·소음 등 주민 반발 ‘발목’... 지역 안팎선 “이전 부대 따라가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가천대 길병원에 착륙한 닥터헬기에서 실려온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가천대 길병원에 착륙한 닥터헬기에서 실려온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인천의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가 갈 곳(계류장)이 없어 서해 5도 등 인천의 섬 지역 광역 환자 이송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닥터헬기의 남동국가산업단지 계류장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군과 협의해 항공대대가 이전하는 군부대 안에 계류장을 설치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시에 따르면 남동구 남동 산단의 월례공원 3천440㎡(1천여평)에 닥터헬기 계류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앞서 시와 군은 지난 2019년 인천지역 군부대 재배치 협약에 의해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을 추진해 왔다. 시는 오는 2026년 3월까지 26억여원을 들여 이·착륙장과 격납고, 사무실, 방음벽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닥터헬기 이전 부지의 소유권을 가진 남동구가 시의 무상 사용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시가 이 땅에 대한 감정평가를 한 결과 36억원에 이른다.

 

또 현재 도시계획상 공원용지인 이곳에 계류장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야 하고 구의회 승인도 밟아야 하는 등 행정 절차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닥터헬기로 인한 소음 피해를 우려하는 인근 연수구 아파트 주민들의 설득 과정도 필요하다.

 

국방부는 닥터헬기 계류장이 있는 505항공대대 이전 부지를 올해 안에 결정한 뒤 빠른 시일 안에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시가 계류장 이전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면 자칫 닥터헬기가 당장 머무를 곳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닥터헬기 계류장은 지난 2011년 인천시청 운동장에서 주민 소음 피해를 이유로 문학경기장과 김포공항 등을 전전하는 등 13년간 7차례 ‘메뚜기 이사’를 하고 있다.

 

이처럼 닥터헬기 계류장이 자리 잡지 못하면 최북단 서해 5도는 물론 인천의 섬 지역에 응급환자가 생겼을 때 긴급 이송 체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닥터헬기는 2021년 65건, 2022년 115건, 2023년 95건, 올해 9월까지 44건 출동하며 섬 지역의 광역 응급환자 이송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안팎에서는 시가 항공대대가 이전하는 군부대 안에 종전처럼 닥터헬기 계류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장소를 최소화해 주민 민원과 이전에 따른 예산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희 인천시의원(국민의힘·연수2)은 “섬이 많은 인천의 특성상 닥터헬기 계류장은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그러나 소음 피해 등으로 인해 현재 계획한 부지는 백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아예 군과 협의해 항공대대가 이전할 것으로 보이는 17사단 등 군부대에 계류장을 설치하는 방안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현 부지가 여러 이유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닥터헬기 계류장이 꼭 필요하기에 구를 설득하는데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 등과 협의해 항공대대 이전과 맞춰 헬기 등의 계류시설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군 부대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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