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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노이즈 캔슬링 유감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심심찮다. 귀를 쫑긋한 채 귀를 기울이면서 걸어가는 이들을 보는 게 말이다. 그렇지 않은 행인을 보는 게 신기할 정도다.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이다.

 

소리는 일정한 형태를 갖는 파동이다. 이와 반대되는 흔들림을 같은 시간에 만들면 서로 소멸된다. 상쇄 간섭이다. 이 같은 특성을 이용해 제거하려는 소음의 진폭 등을 파악하고 이와 상반되는 파장을 연산해 인위적으로 발생시켜 소음을 제거한다.

 

주로 음향기기를 통한 음악 감상이나 모니터링 시 유입되는 생활 소음을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원래는 제트엔진 소음으로 인한 여객기 승객들과 승무원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기기에 내장된 소음조절기로 외부의 시끄러운 소리를 감소시켜 소란스러운 공간에서 쾌적하게 노래를 들을 수도 있다.

 

최근 무선 이어폰·헤드폰 등이 대중화되면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보행 중 안전사고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지적(본보 9월30일자 6면)이 나왔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기기를 착용하고 걸을 때 무단횡단 발생 비율은 31%, 타인과 충돌이 발생할 비율은 23.5%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경우보다 각각 16.9%포인트, 0.4%포인트 높다.

 

지난해 11월 도로교통공단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주변 상황 인지방해 효과를 실험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해당 기능을 켜면 엔진소리가 큰 경유차도 0.8m 뒤에 와야 보행자가 알아차렸다. 해당 기능을 끄면 약 4.6m, 주변 음을 허용하면 약 8.7m 등으로 인지거리가 늘어났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외부로부터 청각을 완전히 차단한다.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 여러가지 위험한 상황에 부딪친다.

 

최근 우리 사회 뉴스 소비 성향도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갑지 않다.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심쩍지 않은 건강한 사회 구축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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