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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이 등굣길인 남양주 초교 “우리도 안전하고 싶어요” [현장의 목소리]

통학로 개선 도중 공사 잠정 중단... 안전 펜스 줄 절단·자재 적치 등
학교가는 길 곳곳 위험요소 많아... 市 “시행자 측에 사업 추진 촉구”

남양주 어람초등학교·중학교 재학생들이 공사현장을 걸어 등교하고 있다. 독자 제공
남양주 어람초등학교·중학교 재학생들이 공사현장을 걸어 등교하고 있다. 독자 제공

 

“흙바닥이 어떻게 통학로입니까. 학생들이 매일 모험을 하고 있습니다.”

 

27일 오전 9시께 남양주시 어람초·중학교 앞 통학로. 공사현장을 초등·중학생들이 친구 및 부모와 함께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다. 울퉁불퉁한 흙바닥에 깔린 돌을 밟고 넘어질 수 있어서다.

 

통학로 개선공사로 인해 만들어진 경사로를 구분하는 안전철봉 및 임시 안전펜스 등도 줄이 끊어져 있는 등 자칫 아이들이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공사자재들이 쌓여 있거나 초등학생 몸과 맞먹는 크기의 돌들이 한쪽에 가득 쌓여 있는 가운데 학생들은 제대로 된 출입구도 없어 안전펜스 옆을 지나갔다.

 

이 길은 인근 2천162가구 아파트단지 학생 대부분이 이용하는 통학로. 어람초등학교 학생 수는 1천17명, 어람중학교는 659명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매일 오전 공사현장을 지나 통학하고 있다”며 “담 쌓는 작업이 진행되길래 통학로가 조금씩 완성되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게 멈춰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통학로 개설공사가 잠정 중단되면서 학생들이 공사현장을 통해 위험천만하게 통학하고 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어람초·중학교 통학로 개설사업은 A업체가 지난 2017년 12월 도시관리계획결정(지구단위계획)에 조건이 부여됨에 따라 지난 4월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인가를 받아 추진 중이다. 실시계획기간은 연말까지다. 남양주시가 해당 통학로를 개설하는 조건으로 A업체의 사업을 허가한 것이다.

 

남양주 어람초등학교·중학교 재학생들의 통학로 개설현장. 이대현기자
남양주 어람초등학교·중학교 재학생들의 통학로 개설현장. 이대현기자

 

앞서 주민들은 지난 2012년부터 마땅한 통학로가 없어 해당 임야를 통해 아이들이 통학하자 통학로 개설에 대한 민원을 꾸준히 제기했다.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실시됐지만 최근 공사 구간에 설치된 한 전주가 발견돼 공사가 잠정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공사 측과 협의한 후 한전주에 대한 조치가 완료되면 곧바로 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가 지연되면서 학생 및 주민 불편이 발생하고 있어 공문을 보내는 등 사업 시행자에게 사업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며 “사업 시행자 측에 신속한 사업 추진을 요청해 빠른 시일 내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 주민과 학생들의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경기일보는 지난 24일부터 A업체 측에 정확한 공사 재개 시기 등 관련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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