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우리보고 불쌍한 세대라네요”
군 복무를 마치고 수도권 대학에 복학한 A씨(27)는 2학기 휴학을 결심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 문을 뚫고자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기 위해서다.
A씨는 “언론에서는 일자리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같은 대학생들이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라며 “내년 1학기까지는 계속 휴학하면서 어학과 정보처리 기사 등 취업에 도움될 수 있는 자격증 취득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내 대학원에 재학 중인 B씨(23ㆍ여)는 지난해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원에 입학했다. 굳게 닫힌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그는 졸업을 앞둔 학부생 자격으로 휴학하면 페널티가 뒤따를까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학원에 입학하게 됐다.
B씨는 “학생이라는 신분이 주는 심적인 안정감을 유지하고, 얼어붙은 취업 시장을 피하고자 학생 신분을 부득이하게 지속하게 됐다”면서 “도피성으로 비치기는 해도, 주어진 시간 동안 자기 계발과 요건을 쌓아 제대로 취업의 문을 두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가 1년 넘게 이어지며 높아진 취업 문턱에 절규하는 2030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도내 대학생들은 도피성으로 휴학계를 내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꽁꽁 얼어붙은 채용시장에 속을 태우며 졸업을 늦추고 있다.
29일 통계청의 2021년 1분기(2월 기준)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전체 임금 근로 일자리는 전년 대비 32만1천개 늘어난 1천899만7천개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일자리는 29만2천개 늘었고, 50대(11만7천개)와 40대(1만개) 일자리도 각각 증가했다. 정부 일자리 사업 등으로 보건ㆍ사회복지, 공공행정 분야 일자리가 증가한 영향이다.
그러나 30대(-6만3천개), 20대 이하(-3만5천개) 등 젊은 층에 제공된 일자리는 작년보다 9만8천개 줄었다. 이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력직 선호 현상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신규 인력을 채용해 교육하기보다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고용주들이 선호하면서 청년층 채용 규모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대학생들의 취업 문턱을 낮출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 코로나19,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2030세대의 취업 시장은 이미 고갈된 상태”라며 “정부가 열악한 중소기업에 충분한 투자와 홍보를 지원한다면 청년들의 유입이 활성화돼 어느 정도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제언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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