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잘 죽는 걸까. 한동안 ‘웰 다이’가 화두가 되면서 죽음을 고민하고, 성찰하는 분위기가 일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다들 젊음에 다가가려 애쓴다. 운동과 식이요법, 각종 비타민을 부지런히 챙기는 것은 하루라도 죽음을 늦추기 위함이다.
우리는 죽음을 마주하기 어려운 사회에 산다. 늙고 병든 몸이 요양원과 병원을 거쳐 시체가 되고, 영안실, 장례식장, 무덤과 화장터에 이르러 해체되는 과정은 모두 일상과 유리돼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 맞이하는 죽음은 벅찰 수밖에 없다. 내가 원하는 나의 죽음의 형태는 무엇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추모해야 할지 깊이 생각하지도 못한 채, 보내야 한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반비刊)은 주체적으로 삶을 마무리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장의사로 일하는 저자는 세계적인 유튜브 스타이기도 하다. 어릴 적 쇼핑몰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어린아이의 추락사를 목격한 후 죽음이라는 주제에 사로잡혔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중세사를 전공하며, 죽음을 둘러싼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했다. 졸업 후 화장터 업체에서 하루에 수십 구씩 시체를 태워가며 현대 장례 문화의 최전방에서 일했다. 그는 죽음을 부정하는 문화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할 수 있도록 책과 강연, 유튜브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좋은 죽음 안내서’라고 표현한 책의 표지부터 도발적이다.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한 저자의 언어로 죽음을 살펴볼 수 있다. 값 1만 8천 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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