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등 ‘고의적 자해’... 2011년 ‘31.7명’ 역대 최다 후 20명대
고의적 자해 막을 마음에도 안전벨트를
① 안전해진 도로, 위험해진 마음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가 ‘자살 공화국’ 오명을 안기까지 반세기도 채 지나지 않았다. 유례없는 비약적 성장의 이면에는 수많은 ‘죽음’이 있었다. 경제 발전 초기 1만4천여명에 달했던 교통사고 사망자는 현재 2천여명까지 감소했다. 반대로 과거 3천여명이었던 고의적 자해 사망자는 최근 1만4천여명까지 증가했다. 점점 줄어드는 교통사고 사망자, 점점 늘어나는 고의적 자해 사망자, 각각의 그래프가 ‘엑스(X)자’를 그리기까지 40년간의 흐름을 짚어봤다. 그동안 교통사고 사망자는 어떻게 줄였을까, 하루 평균 38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어가는 이들은 어떻게 구해야 할까. 편집자주
1983년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률 17.1명, 고의적 자해율 8.7명.
2023년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률 4.9명, 고의적 자해율 무려 27.3명.
최근 40년 사이 국내 교통사고 사망률과 고의적 자해율(옛 자살률)이 역전됐다. 교차 시점은 ‘2002년’이다.
15일 경기α팀은 통계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 등의 자료를 통해 1983년부터 2023년까지의 국내 교통사고 사망률 및 고의적 자해율을 비교했다. 양측의 통계가 공식 집계된 첫 시점부터 가장 최근까지 집계된 40년 치에 대한 분석이다. 이때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한다.
먼저 교통사고에 관한 조사다.
전국 도로교통사고 사망률은 지난 1983년 17.1명으로 집계된 이후 1988년 27.5명, 1991년 31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경제 성장에 발맞춰 차량 보급이 늘었는데 관련 제도는 미처 정비되지 않아 단기간에 사망률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정부는 지속적으로 교통안전 인프라를 강화했다. 그 결과, 1992년(26.6명)부터 사망률도 감소했다. 1993년 23.5명, 2008년 12.0명, 2013년 10.1명, 2018년 7.3명, 2023년 4.9명 등이다. 40년 만에 교통사고 사망률은 71.3%씩이나 감축됐다.
반면 고의적 자해는 정반대의 곡선을 그렸다.
전국 고의적 자해율은 1983년 8.7명에서 1994년까지 7~9명 수준을 유지하다 1995년 10.8명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로 올랐다. 2003년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초로 22.7명을 기록하며 ‘20명 선’을 넘어섰고 2011년엔 31.7명이라는 ‘역대 최다’ 비극을 냈다. 이후 조금씩 감소했다지만 여전히(2023년 27.3명) 20명대를 유지한다.
경기도 역시 전국 통계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도내 시·군·구 통계는 1998년부터 집계할 수 있었는데, 이 시기 교통사고 사망률은 18.3명, 고의적 자해율은 17.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경기도는 전국보다 1년 빠른 2001년도에 두 그래프가 교차점을 맞았다. 이후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2023년의 경우 도내 교통사고 사망률은 3.64명까지 감소한 반면 고의적 자해율은 25.1명에 달하게 됐다.
인천광역시의 경우는 1998년 교통사고 사망률 6.9명에서 2023년 2.8명까지 떨어졌고, 고의적 자해율은 같은 기간 17.9명에서 28.8명으로 올랐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통사고는 국가 정책으로 잘 관리돼 매년 ‘최저’를 기록했지만 고의적 자해는 사회적 노력과 인식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고의적 자해는 빈곤, 고립 등 사회적 산물로 발생했기 때문에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에 정부·지자체 등의 종합대책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α팀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관련기사 : 교통사고 사망 ‘브레이크’... 고의적 자해 ‘가속 페달’ [마음에도 안전벨트를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15580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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