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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MBK ‘밀월관계’ 재조명...굵직한 M&A마다 자금 대주며 성장, 인수금융 파트너

NH투자증권 사옥. 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 사옥. NH투자증권 제공

 

홈플러스 사태로 MBK파트너스가 전방위적인 지탄과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랜 기간 MBK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NH투자증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인수금융 시장 성장 배경에 MBK와의 끈끈한 관계가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수년 간 인수금융 부문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올해 1분기 인수금융 주관실적이 2조원에 이르며 업계 1위를 차지했고, 그 배경에는 MBK와의 일관된 협업과 자금 지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굵직한 M&A 거래마다 NH투자증권이 자금줄 역할을 맡으면서 쌓아온 ‘트랙레코드’가 NH투자증권의 사세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됐다는 것이다.

 

양사의 인연은 2013년 MBK가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인수할 당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NH투자증권은 M&A 자문을 수행하는 동시에 투자자를 모집하고, 5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해 거래 성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병주 MBK 회장은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IB부문 대표였던 정영채 전 사장을 눈여겨보게 됐고, 두 사람의 신뢰 관계가 이후 MBK 주요 거래마다 NH투자증권이 참여하는 기반이 됐다는 후문이다.

 

앞서 2015년 홈플러스 인수,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확보, 그리고 최근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시도까지 NH투자증권은 MBK의 대규모 거래마다 빠짐없이 등장했다. 특히 홈플러스 인수 당시 NH투자증권은 전체 거래금액 7조2천억원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4조3천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제공한 금융기관 중 하나였으며, 지난해에는 MBK가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 사용한 1조5천657억원 중 75%에 해당하는 1조1천775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에서는 1조원 규모의 대출확약서를 제공했고, 메디트 인수 당시에는 296억원, 다이닝브랜즈그룹(옛 BHC그룹)의 지주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에는 369억원, BHC에는 70억원을 대출하며 매번 자금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반복적 지원은 NH투자증권의 인수금융 실적을 빠르게 쌓게 했고, 업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하지만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MBK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NH투자증권의 과도한 자금 지원에 대한 재조명도 이뤄지고 있다. 홈플러스 카드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TB) 관련 피해로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김광일 MBK 부회장을 포함한 홈플러스 경영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한 가운데, NH투자증권은 고소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나증권 다음으로 많은 ABSTB 물량을 소화한 기관임에도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아 의문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이 홈플러스 사태의 실질적인 피해 당사자임에도 MBK와의 관계를 의식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시선이 제기된다. 나아가 홈플러스 사태로 사회적 비판이 집중된 상황에서 MBK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이 모럴 해저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배임 논란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6월, NH투자증권이 MBK의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실행한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해당 차입의 만기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H투자증권이 현 시점에서도 MBK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할 경우, 여론의 역풍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홈플러스 사태와 MBK와의 관계는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시장과 여론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양사의 긴밀한 관계 유지를 위해 불필요한 리스크를 자처할 경우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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