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도자의 철학

이명수 동두천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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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어제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오늘일지라도 슬기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법구경에 심연이 청명하고 조용한 것처럼 양식은 사람의 도를 듣고 빈(貧)을 배워 그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슬기로운 지도자는 편파적인 일에 동요하지 않고 직면한 문제를 대국적으로 판단해 난관을 극복한다. 어리석은 지도자는 눈앞의 일에만 사로잡혀 당황하거나 허둥대다가 일을 그르친다.

 

사람들은 특히 재산, 지위, 명예 등을 추구하기 마련이지만 사리 판단을 하는 자신을 잃어버리고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갈등 속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 닫힌 문을 열지 못하고 상대방에게만 양보와 이해를 요구한다면 문제의 해결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화해만이 추운 겨울의 봄에 눈 녹듯이 풀릴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겨울 추위와 같은 아픈 매를 스스로 때림으로써 아픔과 기쁨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무겁고 준엄한 자세로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맞고 선 나무의 가르침을 배워야 한다. 사람의 생각은 어디라도 갈 수 있다. 그러나 어디로 가더라도 자기 자신보다도 더 소중한 것은 발견할 수 없다.

 

겨울이 추운 것은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이 옳지 않은 도구가 돼서도 안 된다. 법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편히 살아가는 울타리가 돼 줘야 한다. 옛날 성스럽고 현명한 군주들은 자신에게 원인을 찾아 행동했다. 자신을 위해 마음을 수행하듯 나라를 다스리면 그것이 최선이었다. 군주의 품행이 단정한데 나라가 안정되지 못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지도자는 오직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중국 당나라 태종은 현명하고 유능한 사람만 뽑아 정사를 맡겼다. 신하들의 혹독한 충고도 받아들였다. 어쩌다 신하들의 지나친 충고에는 칼을 뺐다가 집어넣기를 300회가 넘었다고 한다. 그렇게 참고 경청한 날은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 옳고 그름의 직언을 받아들이는 리더십이야말로 지도자의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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