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재발견, 하남시위례도서관
위례신도시는 경기 하남시와 성남시, 서울 송파구 등 3개 행정구역이 맞닿아 조성된 신도시다. 각 지자체의 특성을 갖고 함께 발전하고 있는 위례신도시엔 3개의 ‘위례도서관’이 있다. 성남시와 서울 송파구의 위례도서관이 행정복지센터의 일부 층을 활용한 복합도서관인 것에 비해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지상 3개 행정구역을 아우르는 층의 독립건물로 2021년 6월 28일 개관했다.
하남시 외에도 ‘위례 주민’ 누구나 정회원
올해로 개관 4년 차에 접어든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연면적 2천218.45㎡, 지상 3층 규모로 위례신도시 중간 지점인 근린5호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고 확대되던 시기에 한창 건립됐다. 개관식 여부도 불투명했지만 일부 대면과 유튜브 방송을 병행해 개관식을 진행해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예술특화도서관으로 ‘섬머타임 재즈(Summertime Jazz)’ 음악회 등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부대 행사를 마련하는 등 하남시민이 하남시위례도서관을 각인했다는 평이다.
도서관 통창에 담아낸 자연 경관으로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 주최 ‘대한민국 생태환경 건축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인근 남한산성공원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도서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도시로 많은 것이 갖춰져 있는 위례지역이지만 근방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과 영화관 외에 문화예술을 즐길 만한 마땅한 공연장이 없었다.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예술특화 주제의 공연을 자주 개최하고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해소하는 데도 역할을 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위례신도시가 하남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원도심이나 미사신도시에 비해 문화 인프라가 부족해 자칫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이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해 위례지구 조성 초기부터 도서관 건립은 시급한 과제였다.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시민들의 독서 생활화와 문화를 체득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최고의 공간을 마련한다는 확실한 목적을 갖고 건립됐다.
세 지자체가 인접해있는 지역의 도서관인 만큼 자칫 해당 지역 시민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에 따라 균형감을 잃을 수 있으나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시 조례에 근거한 다자녀가정 도서 확대 대출 혜택 외에는 없다. 모든 시민을 똑같이 대하고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시설을 차별 없이 제공하고 있다.
이런 배경엔 2017년 위례지구 조성 당시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서울시, 경기도, 송파구, 하남시가 한자리에 모여 ‘위례신도시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이 체결됐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위례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지자체 상관없이 공동 협력하기로 약속하고 이에 하남시위례도서관도 자료 이용 규정을 개정해 송파구 및 성남시 소속 위례 주민들도 하남시위례도서관의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독서문화 복지기관으로 정체성 확장
하남시위례도서관은 5만9천119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도서와 아동도서 외에 영어 원서와 저시력인들을 위한 큰 글자 도서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많은 위례지역 특성상 어린이 도서 소장 비율을 일반 도서의 45% 정도 배정했으며 대출량이 하루 평균 1천200권이 넘을 정도로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어린이실 및 유아실, 종합자료실 외에도 가장 위층인 3층에는 H라운지가 마련돼 있다. 하남(Hanam), 히브리어로 ‘토론’을 뜻하는 유대인의 교육법 하브루타(Havruta), 우연한 소통의 장(Happening Stage) 등을 모티브로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학습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예술적 소양을 키우고 지역 예술작가로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예술특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아트 인 위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민화, 캘리그래피, 사진, 드로잉에세이, 그림자연극 등 총 5개의 다양한 예술주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지역주민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제공하고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강생들의 작품을 도서관 3층 아트월에 전시했다.
특히 ‘아트 인 위례’ 프로그램 중 ‘위례사진관, 스마트폰으로 위례를 담다’는 지역주민들이 위례도서관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고 하남시에 대한 애정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 사진 기술만 습득하는 평범한 강의가 되지 않기 위해 강사 선정부터 커리큘럼까지 신중하게 접근했고 그 결과 수강생 대부분 사진에 대한 인문학적 관점과 접근법, 새로운 시각을 배우게 됐다고 평가했으며 각자 본인이 바라본 위례를 사진으로 담아 보내 주기도 했다.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시 유일의 예술특화 공공도서관으로서 지난해부터 일반인 대상 자료실인 2층을 제외한 1, 3층 공간에 클래식 음악을 상시 송출하고 있다.
1층의 어린이자료실과 통합안내데스크는 워낙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공간인 데다 3층 H라운지도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다 보니 음악 송출 서비스는 오히려 기존의 소음을 백색소음으로 상쇄하는 효과를 가져다 줬고 음악으로 인해 도서관 공간 자체가 좀 더 편안해졌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하남시위례도서관 관계자는 “우리 도서관이 문화독서 복지기관으로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전에 비해 폭 넓은 서비스로 다양한 부분을 충족시키지만 무엇보다 복지 분야까지 아우르게 됐다는 것.
관계자는 “이전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도서관은 책을 열람하거나 대출해 이용하고 개인 공부를 하며 독서 관련 문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주된 이용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물리적인 도서관 건물, 즉 공간 자체를 누리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다”며 “책이 좋아 방문하는 아이부터 각자의 목적에 따라 도서관을 찾는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에게 도서관이 독서 외의 복지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정체성이 확장됐다”고 말했다.
하남시위례도서관
주소 : 하남시 위례대로 230 위례도서관
운영시간 : 종합자료실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 : 매주 목요일, 법정공휴일
댓글(0)
댓글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