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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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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며 읽는 동시] 눈물

눈물

                  박상재

 

눈이 녹으면

빗물보다 진한

눈물이 된다.

 

눈사람이

사라진 자리에

질펀하게 눈물이 스며

파란 씀바귀 싹이 돋고

노란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든다.

 

눈사람의 눈물이

한 세상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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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이미지투데이

 

눈물이 여는 세상

올겨울에는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폭설이 내렸다. 지난번 내린 폭설의 잔해가 아직도 응달에 남아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이 동시는 눈이 녹은 물을 통해 새로운 생명의 잉태를 노래한다. 땅속으로 스며든 눈물로 하여 말랐던 대지를 뚫고 나온 씀바귀가 싹을 틔우고, 색색의 꽃들이 피어나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나비들이 사방에서 날아든다. ‘눈사람의 눈물이/한 세상을 열었다.’ 시인이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 말이었다. 새로운 세상은 ‘눈물’이 가져온다는 것. 새해다! 우리들의 뜨거운 눈물로 새로운 세상을 열자. 이제부터는 갈등과 반목과 다툼을 씻어내자. 미움과 질시와 경멸도 한 방에 날려 버리자. 담을 쌓고 지냈던 울타리도 훌훌 걷어내자. 따듯한 시선으로 서로서로 바라보자. 기왕이면 손도 잡고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자. 저 우주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이 어디 보통 인연인가. 산다는 게 뭐며 행복이란 뭔가. 더불어 사는 것보다 더 즐거운 삶이 어디 있겠는가. 뜨거운 눈물만이 새로운 세상을 연다. 나라와 이웃을 위해 기도하자. 마음을 활짝 열어 세상을 바라보자. 희망은 좋은 것!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들의 눈물이 이를 증명할 것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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