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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작부터 ‘삐걱’ F1 유치...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가는 방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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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스즈카 그랑프리가 열리고 있는 일본 스즈카 서킷. 인천시 제공

 

지난 4월 유정복 인천시장이 일본 미에현의 F1 그랑프리 경기장을 찾았다. F1 최고 경영자를 만나 인천 개최 의향서를 전달했다. F1 측의 반응도 좋았다. 곧 인천에 와서 후속 협의를 하겠다 했다. 인천시는 2026년, 늦어도 2027년께 인천 F1 그랑프리 첫 대회를 열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록 인천 F1은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타당성조사는 물론 국비 지원도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올해 F1 그룹 측과 양해각서(MOU)라도 마치려 했으나 물 건너갔다. 사업의 타당성이나 기본 구상 등도 없는 탓이다. 여기에 인천공항공사까지 F1 그랑프리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가.

 

인천시는 5억원을 들여 F1 유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하려 했다. 최적의 F1 개최지를 찾고 관람석 등 각종 시설 계획이나 사업비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용역을 맡길 업체를 찾지 못해 발주조차 못하고 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그레이드1 인증을 받아 F1 서킷 디자인이 가능한 업체부터 많지 않았다. 몇몇 업체와 접촉했지만 용역의 범위나 비용 등의 문제도 넘지 못했다. 지난 8월에는 발주하려던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비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작업도 스톱이다. F1 대회의 인천 개최를 설득할 만한 기본 구상이나 타당성 조사 결과도 없어서다. F1 대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그러나 국제경기대회지원법의 지원 대상에서는 빠져 있다. 현재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월드컵, 유니버시아드, 아시안게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만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인천공항공사도 지난 6월부터 F1 대회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인근의 오성산 절토 부지에 F1 대회용 상설 서킷을 포함한 모터스포츠 테마의 관광레저클러스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상설 서킷은 과거 전남 영암 F1 대회가 만들어 운영하다 적자로 4년 만에 중단한 적이 있다. 이에 인천시는 상설이 아닌 시가지 서킷 형태로 F1 대회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송도국제도시에는 시가지 서킷이, 영종도에는 상설 서킷이 따로 들어설 판이다. 좁은 인천에서 F1 서킷 경쟁이라도 하려는 건가. F1 유치, 거창한 발표에 일솜씨는 설익었다. 국제행사로 격상시키려던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과 판박이다. 시간에 쫓길 일이 아니다. 꼭 해야만 하는 사업인지를 따지는 것이 먼저다. 이참에 인천공항공사와 힘을 모으는 것도 돌파구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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