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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의 큰 실험 ‘천원주택’... 정부도 정책 대전환 호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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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십정동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실내 모습. 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최근 부평의 한 임대주택을 찾았다. 그곳 신혼부부들을 만나 주거비 고민 등을 들었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아이 플러스 집 드림’ 사업을 시작한다. 사전에 정책 홍보도 할 겸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준비된 자리이긴 했지만 신혼부부들은 큰 기대를 표시했다. 하루 1천원 정도의 비용으로 살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그들이 그만큼 주거비에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다.

 

지난달 인천시가 이른바 ‘천원주택(아이 플러스 집 드림)’ 정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1억 플러스 아이드림’에 이은 저출생 정책 2탄이다. 신혼부부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1.0 대출’도 발표했다. 이 중에서도 천원주택은 파격적이다.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 부담을 덜어줘 인천 저출생의 흐름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 걱정 없도록 임대주택을 아주 싸게 공급한다는 것이다.

 

천원주택은 내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시가 보유·매입한 매입임대주택 500가구와 전세임대주택 500가구 등 1천가구를 배정한다. 이들 주택에 하루 1천원(월 3만원)꼴의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다. 예비 신혼부부 또는 결혼한 지 7년 이내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최초 2년이지만 2회 연장해 최대 6년까지 살 수 있다. 주택 규모는 무자녀 65㎡ 이하, 1자녀 75㎡ 이하, 2자녀 85㎡ 이하다.

 

내년부터 인천 신혼부부는 매입임대주택과 전세임대주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매입임대주택을 고르면 시가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한다. 시는 신축 위주의 빌라주택이 많아 신혼부부들의 만족도도 높을 것으로 본다. 전세임대주택은 신혼부부가 85㎡ 이하 시중 아파트·빌라를 직접 고른다. 그러면 시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신혼부부에게 제공한다. 전세보증금이 2억4천만원을 넘으면 초과분만 본인 부담이다.

 

물론 심각한 저출생 현상이 주거비 부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인천 천원주택은 이 고난도의 문제에 다가가는 방식의 단초를 던져준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저출산 정책은 천문학적 액수의 돈만 날렸다. 이 부서 저 부서에서 저출산 명분의 예산만 타내 보여주기식 사업만 되풀이했다. 한때는 이런저런 박람회까지 저출산을 내걸었다. 저출산이냐 저출생이냐 논란도 그중 하나다.

 

한정된 재원이니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인천 천원주택의 방향성이 그것이다. 앞으로 5년간 인천형 저출생 정책 3종 세트에 5천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인천시는 정부 차원의 신혼부부 주거정책 대전환을 바라고 있다. 이제 정부도 인천의 큰 실험을 살펴 어떤 방식이든 호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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