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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무관심에 시름시름… 상처만 남은 농민들 [집중취재]

일선 시군, 마을 되살릴 대책조차 제대로 마련 안해
道 “내년부터 7억6천만원 투입… 전폭적 사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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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기가 높았던 경기도내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코로나19 이후 체험객이 급감하면서 점차 쇠퇴하고 있다. 올해 초 농촌체험휴양마을 운영을 포기한 광주시 도척면 ‘산두른마을’이 흔적만 남은 채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시범기자

 

경기지역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체험객 및 매출 급감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를 되살릴 대책 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번 어려움을 겪어 폐쇄된 농촌체험휴양마을은 다시 되살리기 쉽지 않은 만큼 도농복합지역인 경기지역 지자체들이 색다른 프로그램 개발, 현실적 지원책 마련 등을 통해 농촌체험휴양마을의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2018~2023년 도 농촌체험휴양마을 지원 현황에 따르면 농촌체험휴양마을에는 국비와 지자체 예산 등을 투입해 ▲사무장 활동비(마을 사무장 및 협의회) ▲보험가입 지원 ▲리더 및 사무장 역량교육 등 3가지 사업 예산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 운영비는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자체적으로 부담한다.

 

그러나 지자체는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격한 쇠퇴의 길을 걷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해소 방안은 찾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115곳의 농촌체험휴양마을은 허울 뿐인 곳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2018년 104만8천명에 달했던 체험객은 2022년 53만3천명까지 급감했다. 올해도 9월 기준으로 35만9천명의 체험객 만이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찾아 연간 체험객 수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매출액 역시 마찬가지다. 2018년 당시 147억4천100만원에 달했던 농촌체험휴양마을 매출액은 2022년 91억7천100만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도 72억5천300만원에 그쳐 사실상 지난해 매출액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지자체는 올해까지 체험마을을 되살리기 위한 전문적인 컨설팅이나 홍보 등을 외면해왔다. 대부분의 비용이 보험이나 교육 등에 맞춰져 있어 실질적인 활성화 방안은 없었던 셈이다.

 

경기도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내년에는 농촌체험휴양마을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석과 프로그램 개발 등의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농촌체험휴양마을을 본격적으로 살리기 위해 예산 7억6천만원을 투입해 컨설팅과 활동비 지원, 통합홍보 등에 나설 계획이며 국비가 빠지는 사무장 활동비 역시 도 예산으로 충당하겠다”고 해명했다.

 

 

전문가 제언 “정부·지자체, 마을 활성화 적극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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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옥 경기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농촌휴양마을을 살리는 것만이 농촌과 농민을 살리는 것입니다.”

 

강병옥 경기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은 코로나19와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까지 겹쳐지면서 농촌체험휴양마을의 현주소는 처참한 수준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점점 줄어드는 체험객과 매출액에 인건비, 전기세 등 고정비용의 증가가 겹쳐지면서 사실상 운영자들의 고통만 커가고 있다는 게 강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운영자들의 고통이 커져가는 중에도 정부는 다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오히려 ‘사무장 인건비’ 예산을 끊겠다고 하고 있다”며 “한 마디로 농촌체험휴양마을 보고 자생하라는 의미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정부와 더불어 지자체 역시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 회장은 “지자체가 조금이라도 일찍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살릴 돌파구를 마련해뒀다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어렵게 토대를 마련한 농촌체험휴양마을과 농민들이 어려움을 버티지 못해 무너지는 상황이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이전처럼 되살리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농촌체험휴양마을이 함께 홍보 등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던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동시에 사무장 등 농촌체험휴양마을 관계자의 역량을 높여 색다른 관광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초롱이둥지마을’이라는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운영하면서 이런 체험마을이 농촌 활성화와 농민 삶의 질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는 걸 몸소 느꼈다”며 “어렵게 토대를 마련했고, 분명 활성화시켜야 할 명분이 충분한 만큼 소멸되지 않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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