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루리는 수원화성 팔달문 밖 교동, 중동, 영동 일대를 일컫는 일제강점기의 옛 이름이다. 43년째 살아가는 고향처럼 정든 이곳에서 바라보고 꿈꾸고 일해 왔다. 시청과 소방서, 세무서 등 행정관서와 문화원, 시민회관, 중앙도서관 등 문화시설 및 부국원, 지석묘, 수원향교 등 문화재가 산재한 원도심이었다.
하지만 시청은 오래전에 옮겨갔고 근래엔 도청마저 신도시로 옮겨갔다. 남아 있는 인쇄소들이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지만 낡은 단독주택엔 노인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길 건너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 온기가 스며들고 최근에는 주민공동체의 거점 공간 어울림센터가 생겨 도시 재생의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나는 이 거리에서 공공미술을 매개로 한 벽화 그리기와 환경전 등 공동체 활동을 지속해 왔고 수원시 가족여성회관 수강생들과 함께 산루리어반스케치 전시도 이어 오고 있다. 거리갤러리와 부국원 전시장은 주민들의 현장 문화공간, 골목길은 또 다른 시간의 무늬를 새겨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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