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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칼럼] “도청·삼성 유치했습니다” - 무늬만 경기도국회의원Ⅱ -

故이병희 국회의원‘치적’
현대먹거리는 규제혁파
서남부 의원들 외면안돼

이병희라는 정치인이 있었다. 유세장에서 늘 같은 자랑을 했다. “여러분, 내가 경기도청·삼성전자를 유치했습니다.” 어지간히 써 먹었다. 그 덕이었을까. 한 번 떨어지고 일곱 번 당선됐다. 그를 기억하는 시민은 적다. 그를 말하는 정치인은 더 적다. 그래도 치적은 남아 있으니 대단하다. 가치에 대한 판단도 긍정적이다. 그 덕분에 수부도시로 살았다. 그 덕분에 부자 동네로 살았다.

 

특별히 거명할 국회의원들이 있다. 김성원(동두천 연천)·정성호(양주)·박정(파주을)·이용우(고양시정)·한준호(고양시을)·오영환(의정부시갑)·홍정민(고양시병)·소병훈(광주시갑)·최종윤(하남)·송석준(이천). 수도권정비법 개정안 낸 국회의원들이다. 김태년(성남수정)·정일영(인천연수을). 지역특구법 개정안 낸 국회의원들이다. 박정·송석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 낸 국회의원들이다.

 

마뜩잖은 구석은 있다. 소위에 상정 못 한 것도 있다. 상정됐지만 회의 못 한 것도 있다. 회의 한 번 하고 끝난 것도 있다. 개정안이란 게 법 바꾸려고 내는 거다. 그런데 다 개정에 이르지 못했다. 내년이면 자동 폐기까지 된다. 경기일보 ‘김 반장’은 이를 ‘시늉만 한 개정안’이라고 했다. 책임감도 없고, 능력도 없고, 열의도 없다고 봤다. 내 판단도 그와 다른 건 없다. 그럼에도 이름은 잘 적어 두려고 한다.

 

‘시늉조차 안 한 의원들’이 있어서다. 경기도 국회의원 59명(의원직 상실 포함)이다. 앞에 쓴 12명 빼면 47명이다. 공동발의로 거든 의원이 개중에 있다. 거든 건지, 숟가락 얹은 건지 모호하다. 어쨌든 이름은 올렸다. 이보다 못한 의원들이 있다. 아예 외면하고 있다. 여기엔 확실한 구획이 있다. 소속 지역이다. 동북부 의원이 많이 했다. 수정법·군사·물에 묶인 곳이다. 남서부 의원은 적다. 왜일까.

 

그 속에 수원이 있다. 시정 목표가 기업유치다. 이재준 시장 공약이다. 서수원 경제자유구역을 구상했다. 당차지만 쉽지 않다. 그래도 전담팀을 만들어 시작했다. 땅 때문이다. 기업 와도 땅이 없다. 한 달 전 MOU 미국 기업도 고전하고 있다. 이게 다 과밀억제권역 규제다. 취득세도 세 배나 많다. 공업지역 바꾸면 대체지 내야 한다. 기업 유치를 근원부터 막고 있다. 이런 규제를 두곤 기업 유치 어렵다.

 

화성, 평택, 안산, 시흥, 광명.... 경기 서남부가 다 이렇다. 규제로 꽉 찬 법률로 덮여 있다. 이걸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 수정법 바꾸고, 자유구역법 바꾸고, 첨단산업법 바꿔야 한다. 누가 하나. 시의원이 할 수 있겠나. 시장이 할 수 있나. 오로지 국회의원의 일·권한이다. 그래서 공약도 한다. 그런데 열 몇 명 발의했다. 몇은 숟가락만 얹었다. 아예 안 보이는 의원도 있다. 21대 국회가 끝나간다.

 

바빠서 못 했나. 코인 벌 시간이면 충분했을텐데.... 분석하기 벅찼나. 투기 땅 고를 능력이면 충분했을 텐데.... 논리 개발 어려웠나. 거짓말 짜낼 머리면 충분했을 텐데.... 초등생도 아는 국회의원 책임이 있다. 국민 잘살게 하고, 지역 잘살게 하는 것이다. 곧 2차 공공기관 이전 방안이 나온다. 호남·영남·충청에 의원들이 사생결단 태세다. 유치 전쟁은 시작됐다. 저런 게 바로 지역 정치다.

 

97년 작고한 이병희 의원이다. 많은 과를 남긴 사람이다. 흠결까지 평할 생각 없다. 필요한 것만 끄집어냈다. 단연 ‘도청·삼성 유치’다. 삭발 투혼과 유치 결실이다. 수원, 용인, 화성, 평택, 안산, 시흥, 광명 모두에 필요한 정치다. 모두의 과제는 규제 혁파다. 그 시절 삼성 유치보다 큰 축복일 수도 있다. 이 뻔한걸 안하니 묻는 거다. “무늬만 경기도국회의원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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