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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칼럼] ‘김진표 수원시장’

아마 본인은 펄쩍 뛸 거다. 실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주위에선 더 그럴 거다. 모함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게, 급이 다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했다. 한 정부의 설계자다. 국무총리 후보에도 올랐다. 언제나 열려 있는 가능성이다. 국회의장에도 가까이 가 있다. 하반기 의장이 될 수 있다. 거기에 갖다 붙인 ‘수원시장’이다. ‘김진표가 수원시장 된다면.’ 엉뚱함을 지나 황당함에 이른다. 7년을 혼자 해온 말이다.

그때, 이런 칼럼을 썼다. ‘김진표 불출마 論’(2015년 8월12일자). 총선을 열 달 앞두고다. 공천 싸움이 치열했다. 그 속에 김 의원이 있었다. 스무 살 아래 후보군과 섞였다. 보기에 많이 민망했다. 그 얘기를 적은 거였다. 다들 ‘김진표 출마하지 마라’로 해석했다. 그게 맞다. 그렇게 쓴 칼럼이었다. 다만, 거기 담지 못한 말이 있다. ‘국회의원 아닌 수원시장이 멋진 선택일 수 있다.’ 미쳤다고 할까 봐 못썼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 지금에 왔다.

모든 환경이 바뀐-국무총리로 거론되고, 국회의장으로 예상되고, 거물급으로 성장한-그다. 이제 ‘수원시장 김진표’는 더 황당해졌다. 누가 눈치 줄 일도 없다. 화제에 낄 화두도 못 된다. 그럼에도, 굳이 적고 가는 이유는 있다. 7년 전과 수원시장 격이 달라졌다. 이제 보통 시가 아니라 특례시다. 보통 시장이 아니라 특례시장이다. 실권이라고 준 건 별로 없다. 그래도 법적 위치 변화는 분명하다. 누구도 본 적 없는 ‘수원특례시장’이다.

행정의 최상위는 국가 경영이다. 그 영역이 경제라면 더 중하다. 국부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예산의 셈법을 외우고 있어야 한다. 그 통솔자 모습이 김진표에 있다. 진단에 허투룸 없고, 정확한 논리와 예시를 동반하고, 던지는 전망은 늘 예언이다. 수원특례시에 요구되는 능력이다. 수원특례시장에 필요한 조건이다. ‘농기계 경영’으로 넘어가던 시절이 아니다. 특례시에 당당히 맞는 시장이 나와야 한다. 그 선거가 이번 선거다.

선거 앞둔 연말이다. 한참 북적거릴 때다. 하루에 수십 곳도 다닐 때다. 수천명과 손 잡을 때다. 그런데 못한다. 만나면 안 된다. 손잡아도 안 된다. 경험 못한 코로나 선거다. 대선까지 겹쳤다. 이재명ㆍ윤석열 뿐이다. 나온 후보들은 여럿인데 저들만 바쁘다. 계속 이렇게 갈 듯하다. 결국, 유권자가 품을 팔아야 한다. 신문도 열심히 읽어야 한다. 인터넷도 열심히 뒤져야 한다. 경력도 보고, 얼굴도 봐야 한다. 특별한 선거라니 더 그렇다.

행정을 잘 한다는 이가 있다. 김진표의 구력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얼추 전문가 소린 듣는다. 아쉽지만 됐다. 정치를 잘한다는 이도 있다. 김진표의 중량감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당원 가입은 꽤 받아냈다. 아쉽지만 됐다. 지역을 잘 안다는 이도 있다. 김진표의 대표성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동문회 향우회는 꽉 잡고 있다. 아쉽지만 됐다. 세 가지 다 갖췄으면 오죽 좋겠냐만, 그런 후보는 없을 것 같고…. 하나하나 버려가며 골라낼 참이다.

‘수원시장 김진표’의 시간은 끝나간다. 언론인의 철없는 상상도 끝나간다. 마냥 부질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김진표 비교표’는 남았다. 김진표 행정력과 비교해 본다. 정치력과 비교해보고, 지역 상징성과 비교해본다. 그 비교표에 후보를 넣는다. 어렵지 않게 결과가 나온다. 어떤 이는 ‘깜 되는 후보’다. 어떤 이는 ‘깜 안 되는 후보’다. 주위의 결론이 같다. ‘수원시장 김진표’, 이 황당함도 결국은 이런 특례시에 대한 모두의 기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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